노태우전대통령 비자금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중수부(안강민 검사장)는 8일
차세대 전투기 기종 변경에 반대해 공군참모총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고 주
장해온 정용후 전공군참모총장을 9일 오전10시 소환조사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차세대 전투기종 변경과정에 핵심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김종휘전청와대외교안보수석(미국 체류중)이 내주중으로 귀국할 의사를 표
명해 옴에 따라 김전수석이 귀국하는 대로 소환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이날 오후 김진태검사를 서울구치소로 보내 노씨를 상대로 차세대
기종을 맥도널 더글러스사의 F18A기에서 제너럴 다이내믹스사의 F16기로 변
경할 것을 지시하게 된 경위등에 대해 7차 출장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이날 오전 소환된 이종구전국방장관을 상대로 이전장관의 장관 취임
직후인 지난 91년3월 차세대 전투기종이 돌연 변경된 경위와 이 과정에서 어
떤 역할을 맡았는지에 대해 철야조사했다.

검찰은 특히 지난 93년 감사원의 율곡사업 특별감사자료 검토 결과 이전장
관과 친인척명의의 계좌에 37억원이 입금됐다는 기록이 확인됨에 따라 이전
장관에게 이 돈의 성격과 추가 예치 자금이 있는지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이전장관은 이날 오전 9시50분께 출두해 보도진이 "기종 변경이 노씨의 지
시에 의해 이뤄졌는냐"고 묻자 고개를 끄덕여 이를 시인했으며 검찰조사에서
도 이같이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한편 노씨의 딸인 소영씨부부의 미화19만2천달러 불법예치사건 수사
기록을 내주중 미국정부로부터 전달받아 이를 정밀 검토한 후 예치은행, 계
좌번호, 돈다발 포장지등 관련 자료를 스위스 정부에 넘겨줄 방침이다.

<윤성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