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의 위치와 쓰임새는 괜찮으나 개발방향과 비용조달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을때는 개발계획 자체가 무산되는 경우가 많다.

공사비문제가 풀린다하더라도 소형일때는 대형건설업체나 개발업체는
시공을 꺼리는게 다반사여서 무면허업자에게 공사를 맡겨야하는 불안이
남게된다.

이러한 자투리땅 개발의 "세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수있는 방법중의
하나가 개발신탁이다.

개발방향을 잡아주는 부동산컨설팅, 자금문제를 해결해주는 금융조달,
설계및 시공사선정, 공사관리 등을 부동산신탁회사을 통해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토지 100.4평을 갖고있는 서울대 명예교수인 반모씨
(66)는 이같은 문제점들 때문에 대한부동산신탁(주)을 찾은 케이스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방배동 카페골목과 궁전아파트 사이 나대지에 8가구
다세대주택을 짓고 임대주택사업자로 등록한 것이다.

이 해답은 지주의 사회적 신뢰도문제, 안정된 수익성과 세금문제,
노후생활보장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지주의 신뢰도문제는 개발방향이 당초 원룸주택에서 다세대주택으로
바뀐데서 잘 드러난다.

원룸주택은 가구수를 늘릴수있어 수익성은 훨씬 높았지만 임대관리가
번거롭고 생활이 불안정한 입주자들이 대부분일게 뻔했다.

반교수는 수익은 상당적으로 적더라도 임대후 매매가 쉽고 입주자들의
생활이 안정된 다세대주택을 결정했다.

지주가 임대주택사업자로 등록한 것은 인정된 수익성, 세금문제, 노후생활
보장을 동시에 염두에 둔 대목이다.

특히 8가구 모두를 전용면적 18평이하로 지은것은 세금감면혜택을 신경쓴
부분이다.

5가구를 5년이상 임대사업한후 매각하면 양도소득세가 면제되고
전용면적이 18평이하일 경우에는 종토세 재산세등 각종 세제상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이같은 개발는 지역이 방배동 카페촌 인근이지만 유흥가와는 연계기능이
단절된 궁전아파트 맞은편 주택가에 있고 전철역(지하철 4호선 총신대역)도
걸어서 7-8분이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예술성을 강조하려는 반교수의 계획이 반영된다.

용적률 400%까지 가능한 일반주거지역에 지하1 지상3층에 용적률이 109%에
불과한 빌라풍으로 건설됐다.

여유공간 확보를 위해 당초 10-12가구를 건립할 계획에서 크게 후퇴,
8가구로 결정했다.

이에따라 일반 다세대주택과는 달리 6대를 수용할수있는 주차공간을
확보하였다.

아파트내외부 색채도 미술을 전공한 반교수의 딸이 직접 선정, 아파트를
외부를 엷은 분홍색계통으로 처리하고 외부마감은 "모던"풍의 드라이코트로
처리했다.

모든 자재도 KS제품으로 사용했다.

개발자금은 신탁회사의 금융을 거의 전적으로 활용했다.

건축비등 총투자비 3억8천여만원 가운데 지주의 부담액은 설계비 1천
5백만원선이다.

나머지는 신탁회사에서 지원하고 건축비의 일부는 시공업체가 임대분양금
으로 지급받는 조건으로했다.

반지하층 지상3층으로 건립된 이 주택은 각층마다 2가구씩을 지어 임대
보증금을 층과 평형에 따라 5천3백만원-7천8백만원, 총 5억1천2백만원의
임대료가 책정됐다.

주변시세에 비해 가구당 5백만원정도 싼 가격이다.

총투자비를 공제하면 1억3천2백만원의 보증금이익이 남으며 지주의
투자분 1천5백만원을 제외하더라도 당장 1억1천7백만원의 개발이익이
생기는 셈이다.

중견건설업체가 시공을 맡고 건축비및 설계감리비를 절감할수있었던
것도 개발신탁의 잇점이었다.

대한부동산신탁이 평소 유대를 갖고있던 업체선정으로 건축도급순위
43위의 유창건설이 공사를 담당했고 건축비와 설계감리비 10%정도 절감할
수 있었다.

특히 설계감리를 맡은 동명건축은 다세대주택임에도 주방의 동선을
감안한 설계를 하는등 아파트 24평형을 기준으로한 아파트형 다세대주택
으로 설계했다.

10여년 동안 나대지(야적장등)로 소유하고있던 반교수는 부동한경기
침체로 매각마저 어려웠던 이 땅을 개발신탁방식을 통해 거의 자금부담없이
개발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