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대담] 브라이언 칼스버그경 에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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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페란토(폴란드 안과의사 자멘호프가 창안한 국제어)는 실패했지만
국제회계기준(IAS)은 멀지않아 모든 나라에서 통용될 것입니다.
늦어도 99년말까지는 국제증권감독원협회(IOSCO)로부터 국제회계기준에
대한 승인을 받아낼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C) 사무총장인 브라이언 칼스버그경은 기업환경이
국제화되고 있기 때문에 기업회계에도 세계적으로 통일된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7차 아.태 국제회계학술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최근 방한한 칼스버그경
과 주인기 연세대교수가 지난 9일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대담을
가졌다.
< 편집자 >
*********************************************************************
<> 주인기연세대교수 =한국기업들이 최근 잇달아 뉴욕과 런던등 세계주요
증권시장에 상장됐거나 앞으로 상장될 예정이어서 각국 증시가 요구하는
기업회계기준에 맞추기 위해 들이는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업이 국제화되고 있다는 말이 갖는 의미는 단순히 요소가격이 낮은
국가로부터 생산요소를 조달해 상품을 생산하고 이를 높은 값을 받을 수
있는 국가에 판매하는 정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국제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기업들은 재무제표나 공시등 자기기업에
관한 정보를 세계가 요구하는 기준에 맞춰 제공해야 할 의무를 가지게
됐다고 봅니다.
<> 브라이언 칼스버그경 =동감입니다.
기업환경이 국제화됨에 따라 기업회계에도 세계적으로 통일된 기준이
필요하게 됐습니다.
특히 다국적 기업들의 경우 여러 증시에 동시에 상장돼 있기 때문에
일정기간마다 이들 증권거래소에 재무제표를 제출해야 할 의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미국과 일본 독일조차도 외국기업에 자국 고유의 회계기준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에 다국적 기업들은 동시에 여러종류의 재무제표를
작성해 제출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입니다.
때문에 이들은 국제적으로 통일된 기업회계기준의 필요성을 누구보다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설사 재무제표를 제출할 의무가 없다고 해도 자본시장이 국제화돼 있어
국제투자자들에게 동일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통일된
국제회계기준이 필요하다고 봐야 합니다.
각 증시마다 각각 다른 양식으로 재무제표가 공고된다면 투자자들이
신뢰를 갖기 어려울 뿐 아니라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 주교수 =다국적 기업들의 경우엔 세계 각지에 퍼져있는 자회사들과
의사소통을 위해서도 공통된 기준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 칼스버그경 =특히 그렇습니다.
세계화된 기업에는 이와같이 통일된 기준없이는 경영의 효율성을 달성
하기가 불가능합니다.
달리말하면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관리회계라는 대내정보와
재무회계라는 대외정보를 통일할 필요가 있습니다.
<> 주교수 =국제회계기준을 적용하는데 따른 이점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중요한 것 몇가지를 든다면 어떤것을 꼽으시겠습니까.
<> 칼스버그경 =다국적 기업이 국제회계기준을 사용하면 외국의 투자자
에게 신뢰감을 줄수 있기때문에 각국에서 좋은 조건으로 주식이나 회사채
등을 발행할수 있게 된다고 봅니다.
때문에 국제화된 한국 대기업들의 경우 국제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여러가지면에서 유리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엔 구태여 국제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오히려 자국회계기준을 보다 유용하게 적용하는 것이 각국 상황에 적합할
수 있기 때문에 유리할수 있습니다.
물론 기업규모가 점차 커진다면 나중에는 국제기준을 도입할 필요가
생기겠지요.
<> 주교수 =회계기준을 국제적으로 통일하는 것은 경영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도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그러나 나라마다 경제발전정도나 자유화정도등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를 일괄적으로 적용하기는 곤란한 면도 없지않습니다.
특히 개발도상국과 선진국간의 회계기준이 다른 것은 불가피하지
않을까요.
<> 칼스버그경 =일반적으로 선진국에서 더 복잡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약간은 차이가 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본질적으로 거래가 갖는 의미는 같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를 회계상에 표현하는 방법이나 정확성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후진국이라고 해서 회계기준이 다를 이유는
없지요.
물론 측정의 정확성등에서는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는 회계기준이 달라서라기 보다는 측정테크닉에서 정밀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개도국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측정방법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현재도 프랑스나 스위스와 같은 선진국에서부터 파키스탄과 스리랑카
방글라데시와 같은 후진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나라들이 국제회계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 주교수 =그렇지만 선진국이면서도 자국의 독자적인 기준을 가지고
있는 독일이나 일본같은 국가도 있지 않습니까.
<> 칼스버그경 =이들 나라에서도 주식과 채권투자자들이 기업에 관해서
통일된 정보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점차 국제기준이 통용되리라고
생각합니다.
<> 주교수 =현재 국제회계기준을 인정하고 있는 증권거래소는 어디어디
입니까.
<> 칼스버그경 =런던증권거래소를 포함해 서방국가들은 대부분이 국제
회계기준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에콰도르 같은 라틴아메리카의 일부 국가조차도 외국회사들에는
국제기준을 적용하고 있지요.
홍콩과 싱가포르등은 자국기준을 적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거의 국제회계
기준과 일치합니다.
이들 국가는 처음부터 국제회계기준을 철저히 모방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 주교수 =판례법체계를 가지고 있는 국가의 경우엔 성문법체계를 가진
국가와 비교할 때 자국의 법체계를 크게 바꾸지 않아도 되는등 국제회계
기준을 도입하는데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이들 나라가 국제회계
기준 통일을 서두르고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 칼스버그경 =한때 그런 우려섞인 지적이 있었던게 사실입니다.
어떤 국가가 성문법체계를 가지고 있느냐 아니면 판례법체계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회계기준을 제정하는 절차는 물론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프랑스같은 경우 성문법체계를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지만 국제회계
기준을 따르고 있습니다.
<> 주교수 =국제회계기준이라는 것이 마치 에스페란토처럼 이상적으로
보이지만 결국 아무도 사용하지 않게 될 우려는 없습니까.
<> 칼스버그경 =회계는 언어와 분명히 다릅니다.
언어는 그 나라의 문화등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다소 합리적
이라고 해서 전통과 동떨어진 새로운 언어가 무조건 유통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회계는 언어에 비해 문화로부터 훨씬 더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오히려 회계의 경우 비즈니스가 국제화되고 있기 때문에 이미 세계적으로
어느정도 동질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 같습니다.
에스페란토는 실패했지만 국제회계기준은 멀지않아 널리 통용되리라고
생각합니다.
<> 주교수 =국제회계기준위원회는 현재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 칼스버그경 =늦어도 99년까지는 I0SCO에서 국제회계기준을 승인받을
계획입니다.
그렇게되면 IOSCO에 속한 국가의 증시에 상장된 외국회사는 해당국의
기업회계기준을 따르지 않아도 되며 국제회계기준을 따르는 것이 인정될
것입니다.
물론 국제기준만 따른다면 어느 증시에도 신규로 상장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앞으로 4년후엔 미증권감독원의 경우도 자국기업은 미국기업회계기준을
따르도록 하되 뉴욕증시등에 상장된 외국기업에는 국제회계기준을 인정할
계획입니다.
<> 주교수 =그렇다면 국제회계기준은 여러나라 회계기준이 갖고 있는
장점들을 모아서 만들게 됩니까, 아니면 가장 우수한 제도를 그대로 적용
할 계획입니까.
<> 칼스버그경 =여러나라의 회계제도에서 조금씩 취합하여 만들거나 전혀
새로운 것을 만들자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디어를 모은 후 토론을 거칠 것이고 최종적으로 어느것을 선택할 지는
투표를 거쳐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때문에 어떤 나라의 회계기준과 비슷할 수는 있습니다만 특정국가의
기준을 그대로 모방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 주교수 =국제회계기준안에 베어링은행 파산과 같은 금융위기를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수는 없습니까.
<> 칼스버그경 =개인적으로 베어링은행사건은 회계제도상에 허점때문
이었다기보다는 그 은행의 경영컨트롤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경영층이 상당히 오래전부터 대규모 손실을 입은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습니다.
국제회계기준은 제32조에 금융거래 공시에 관한 문제를 다루고 있긴
합니다.
그러나 각종 거래의 이익이나 손실측정에 관한 조항은 아직 없습니다.
다양한 금융파생상품 거래의 손익을 측정하는 것이 지극히 어렵기 때문
이지요.
그러나 98년까지는 거래손익 측정에 관한 조항도 만들 계획입니다.
<> 주교수 =정치와 관련된 기업의 부정부패등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은
들어있지 않습니까.
<> 칼스버그경 =직접적으로 부패를 막을수 있는 조항은 없습니다.
그러나 기업들의 부패는 부실한 재무제표 작성과 연결돼 있습니다.
부패를 저지르기 위해서는 재무제표를 부실하게 작성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부실한 재무제표 작성에 대해 형사처벌을 강화한다면 일단 발생한
부패를 적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것 아닙니까.
이것이 간접적으로 부패를 막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지요.
<> 주교수 =UR(우루과이라운드)서비스협상등이 타결돼 서비스시장이
개방되면서 국제회계법인들이 한국내에서 개업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특히 국제회계기준으로 인해 세계6대 회계법인인 소위
"빅6"등이 쉽게 해외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
<> 칼스버그경 ="빅6"가 국제회계기준을 만드는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때문에 외국시장을 쉽게 장악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 주교수 =한국의 회계기준은 미국것과 일본것을 혼합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몇몇 기준이 국제회계기준과 비슷할 수도 있지만 R&D투자비등
대부분의 개념이 국제기준과는 상당한 괴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개념들을 국제기준에 맞게 전환하는데 만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한국기업들이 국제회계기준에 빨리 적응할 수 있을지 조언해
주시지요.
<> 칼스버그경 =무엇보다 국제기준을 도입하는 것이 한국의 기업과 경제에
이익이 된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해외에 널리 진출하고 있는 대기업들의 경우는 더욱 그렇습니다.
한국기업들은 적응력이 빠르기 때문에 국제회계기준을 체득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 정리=김용준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4일자).
"에스페란토(폴란드 안과의사 자멘호프가 창안한 국제어)는 실패했지만
국제회계기준(IAS)은 멀지않아 모든 나라에서 통용될 것입니다.
늦어도 99년말까지는 국제증권감독원협회(IOSCO)로부터 국제회계기준에
대한 승인을 받아낼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C) 사무총장인 브라이언 칼스버그경은 기업환경이
국제화되고 있기 때문에 기업회계에도 세계적으로 통일된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7차 아.태 국제회계학술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최근 방한한 칼스버그경
과 주인기 연세대교수가 지난 9일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대담을
가졌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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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기연세대교수 =한국기업들이 최근 잇달아 뉴욕과 런던등 세계주요
증권시장에 상장됐거나 앞으로 상장될 예정이어서 각국 증시가 요구하는
기업회계기준에 맞추기 위해 들이는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업이 국제화되고 있다는 말이 갖는 의미는 단순히 요소가격이 낮은
국가로부터 생산요소를 조달해 상품을 생산하고 이를 높은 값을 받을 수
있는 국가에 판매하는 정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국제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기업들은 재무제표나 공시등 자기기업에
관한 정보를 세계가 요구하는 기준에 맞춰 제공해야 할 의무를 가지게
됐다고 봅니다.
<> 브라이언 칼스버그경 =동감입니다.
기업환경이 국제화됨에 따라 기업회계에도 세계적으로 통일된 기준이
필요하게 됐습니다.
특히 다국적 기업들의 경우 여러 증시에 동시에 상장돼 있기 때문에
일정기간마다 이들 증권거래소에 재무제표를 제출해야 할 의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미국과 일본 독일조차도 외국기업에 자국 고유의 회계기준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에 다국적 기업들은 동시에 여러종류의 재무제표를
작성해 제출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입니다.
때문에 이들은 국제적으로 통일된 기업회계기준의 필요성을 누구보다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설사 재무제표를 제출할 의무가 없다고 해도 자본시장이 국제화돼 있어
국제투자자들에게 동일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통일된
국제회계기준이 필요하다고 봐야 합니다.
각 증시마다 각각 다른 양식으로 재무제표가 공고된다면 투자자들이
신뢰를 갖기 어려울 뿐 아니라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 주교수 =다국적 기업들의 경우엔 세계 각지에 퍼져있는 자회사들과
의사소통을 위해서도 공통된 기준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 칼스버그경 =특히 그렇습니다.
세계화된 기업에는 이와같이 통일된 기준없이는 경영의 효율성을 달성
하기가 불가능합니다.
달리말하면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관리회계라는 대내정보와
재무회계라는 대외정보를 통일할 필요가 있습니다.
<> 주교수 =국제회계기준을 적용하는데 따른 이점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중요한 것 몇가지를 든다면 어떤것을 꼽으시겠습니까.
<> 칼스버그경 =다국적 기업이 국제회계기준을 사용하면 외국의 투자자
에게 신뢰감을 줄수 있기때문에 각국에서 좋은 조건으로 주식이나 회사채
등을 발행할수 있게 된다고 봅니다.
때문에 국제화된 한국 대기업들의 경우 국제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여러가지면에서 유리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엔 구태여 국제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오히려 자국회계기준을 보다 유용하게 적용하는 것이 각국 상황에 적합할
수 있기 때문에 유리할수 있습니다.
물론 기업규모가 점차 커진다면 나중에는 국제기준을 도입할 필요가
생기겠지요.
<> 주교수 =회계기준을 국제적으로 통일하는 것은 경영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도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그러나 나라마다 경제발전정도나 자유화정도등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를 일괄적으로 적용하기는 곤란한 면도 없지않습니다.
특히 개발도상국과 선진국간의 회계기준이 다른 것은 불가피하지
않을까요.
<> 칼스버그경 =일반적으로 선진국에서 더 복잡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약간은 차이가 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본질적으로 거래가 갖는 의미는 같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를 회계상에 표현하는 방법이나 정확성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후진국이라고 해서 회계기준이 다를 이유는
없지요.
물론 측정의 정확성등에서는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는 회계기준이 달라서라기 보다는 측정테크닉에서 정밀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개도국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측정방법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현재도 프랑스나 스위스와 같은 선진국에서부터 파키스탄과 스리랑카
방글라데시와 같은 후진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나라들이 국제회계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 주교수 =그렇지만 선진국이면서도 자국의 독자적인 기준을 가지고
있는 독일이나 일본같은 국가도 있지 않습니까.
<> 칼스버그경 =이들 나라에서도 주식과 채권투자자들이 기업에 관해서
통일된 정보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점차 국제기준이 통용되리라고
생각합니다.
<> 주교수 =현재 국제회계기준을 인정하고 있는 증권거래소는 어디어디
입니까.
<> 칼스버그경 =런던증권거래소를 포함해 서방국가들은 대부분이 국제
회계기준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에콰도르 같은 라틴아메리카의 일부 국가조차도 외국회사들에는
국제기준을 적용하고 있지요.
홍콩과 싱가포르등은 자국기준을 적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거의 국제회계
기준과 일치합니다.
이들 국가는 처음부터 국제회계기준을 철저히 모방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 주교수 =판례법체계를 가지고 있는 국가의 경우엔 성문법체계를 가진
국가와 비교할 때 자국의 법체계를 크게 바꾸지 않아도 되는등 국제회계
기준을 도입하는데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이들 나라가 국제회계
기준 통일을 서두르고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 칼스버그경 =한때 그런 우려섞인 지적이 있었던게 사실입니다.
어떤 국가가 성문법체계를 가지고 있느냐 아니면 판례법체계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회계기준을 제정하는 절차는 물론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프랑스같은 경우 성문법체계를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지만 국제회계
기준을 따르고 있습니다.
<> 주교수 =국제회계기준이라는 것이 마치 에스페란토처럼 이상적으로
보이지만 결국 아무도 사용하지 않게 될 우려는 없습니까.
<> 칼스버그경 =회계는 언어와 분명히 다릅니다.
언어는 그 나라의 문화등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다소 합리적
이라고 해서 전통과 동떨어진 새로운 언어가 무조건 유통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회계는 언어에 비해 문화로부터 훨씬 더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오히려 회계의 경우 비즈니스가 국제화되고 있기 때문에 이미 세계적으로
어느정도 동질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 같습니다.
에스페란토는 실패했지만 국제회계기준은 멀지않아 널리 통용되리라고
생각합니다.
<> 주교수 =국제회계기준위원회는 현재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 칼스버그경 =늦어도 99년까지는 I0SCO에서 국제회계기준을 승인받을
계획입니다.
그렇게되면 IOSCO에 속한 국가의 증시에 상장된 외국회사는 해당국의
기업회계기준을 따르지 않아도 되며 국제회계기준을 따르는 것이 인정될
것입니다.
물론 국제기준만 따른다면 어느 증시에도 신규로 상장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앞으로 4년후엔 미증권감독원의 경우도 자국기업은 미국기업회계기준을
따르도록 하되 뉴욕증시등에 상장된 외국기업에는 국제회계기준을 인정할
계획입니다.
<> 주교수 =그렇다면 국제회계기준은 여러나라 회계기준이 갖고 있는
장점들을 모아서 만들게 됩니까, 아니면 가장 우수한 제도를 그대로 적용
할 계획입니까.
<> 칼스버그경 =여러나라의 회계제도에서 조금씩 취합하여 만들거나 전혀
새로운 것을 만들자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디어를 모은 후 토론을 거칠 것이고 최종적으로 어느것을 선택할 지는
투표를 거쳐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때문에 어떤 나라의 회계기준과 비슷할 수는 있습니다만 특정국가의
기준을 그대로 모방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 주교수 =국제회계기준안에 베어링은행 파산과 같은 금융위기를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수는 없습니까.
<> 칼스버그경 =개인적으로 베어링은행사건은 회계제도상에 허점때문
이었다기보다는 그 은행의 경영컨트롤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경영층이 상당히 오래전부터 대규모 손실을 입은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습니다.
국제회계기준은 제32조에 금융거래 공시에 관한 문제를 다루고 있긴
합니다.
그러나 각종 거래의 이익이나 손실측정에 관한 조항은 아직 없습니다.
다양한 금융파생상품 거래의 손익을 측정하는 것이 지극히 어렵기 때문
이지요.
그러나 98년까지는 거래손익 측정에 관한 조항도 만들 계획입니다.
<> 주교수 =정치와 관련된 기업의 부정부패등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은
들어있지 않습니까.
<> 칼스버그경 =직접적으로 부패를 막을수 있는 조항은 없습니다.
그러나 기업들의 부패는 부실한 재무제표 작성과 연결돼 있습니다.
부패를 저지르기 위해서는 재무제표를 부실하게 작성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부실한 재무제표 작성에 대해 형사처벌을 강화한다면 일단 발생한
부패를 적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것 아닙니까.
이것이 간접적으로 부패를 막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지요.
<> 주교수 =UR(우루과이라운드)서비스협상등이 타결돼 서비스시장이
개방되면서 국제회계법인들이 한국내에서 개업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특히 국제회계기준으로 인해 세계6대 회계법인인 소위
"빅6"등이 쉽게 해외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
<> 칼스버그경 ="빅6"가 국제회계기준을 만드는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때문에 외국시장을 쉽게 장악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 주교수 =한국의 회계기준은 미국것과 일본것을 혼합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몇몇 기준이 국제회계기준과 비슷할 수도 있지만 R&D투자비등
대부분의 개념이 국제기준과는 상당한 괴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개념들을 국제기준에 맞게 전환하는데 만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한국기업들이 국제회계기준에 빨리 적응할 수 있을지 조언해
주시지요.
<> 칼스버그경 =무엇보다 국제기준을 도입하는 것이 한국의 기업과 경제에
이익이 된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해외에 널리 진출하고 있는 대기업들의 경우는 더욱 그렇습니다.
한국기업들은 적응력이 빠르기 때문에 국제회계기준을 체득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 정리=김용준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