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자연풍치를 유지하기 위해 지정되는 풍치지구에서는 개발이 크게
제한돼 부동산의 개발자체가 쉽지 않다.

일반주거지역이나 전용주거지역은 용도에 따라 건폐율이 차이가 나지만
풍치지구에 묶일 경우 모두 건폐율이 30%로 제한되고 건물층수도 지상
3층으로 규제된다.

즉 풍치지구내 100평의 부지를 갖고 있다면 이를 최대한 활용해도
바닥면적 30평 연면적 90평의 건물밖에 짓지 못한다는 결론이다.

일반주거지역일 경우에는 건폐율 60%와 용적율 400%가 적용돼 바닥면적
60평짜리 건물이 5-6층까지 세워질수 있는 것을 비교하면 풍치지구내토지에
대한 부동산개발이 얼마나 어려운 지를 알수가 있다.

최근 서대문구 연희3동 6의 12번지 120평의 풍치지구에다 원룸주택을
지어 임대에 성공한 조춘환씨(50)는 토지의 성격을 제대로 살리고 분양성이
있는 상품을 적용, 풍치지구의 어려움을 극복한 경우이다.

조씨는 지난 78년 재산증식을 위해 구입했던 토지가 풍치지구로 묶임에
따라 개발을 보류, 토지를 나대지상태로 방치해 왔다.

그러나 개발이 어려운 풍치지구내 토지는 지가 상승이 거의 없어 재산
증식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현재의 시세가 인근의 비풍치지구 토지의 평당 600-800만원선보다 크게
낮은 평당 280만원선에 시세가 형성되고 있는데다 거래마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각종 부동산관련세금으로 토지보유 자체가 부담스러울 지경이었다.

조씨는 이에따라 지난해말 그동안 저축한 여유자금을 투자, 부동산개발에
나서기로 결심을 굳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조씨의 부동산이 연세대학교 후문쪽인 안산기슭에
위치, 조망권이 뛰어나고 녹지공간이 풍부해 주택으로 개발하는 것이 유리
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산비탈에 위치한 부동산의 특성을 잘 활용하면 지상3층으로 제한된
풍치지구내 건축규제도 산기슭을 파 지하층을 만들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이 경우 지하층은 바닥과 접하게 돼 현실적으로는 지상층과 다를바 없게
되는 것이었다.

조씨는 주택으로 개발한다는 개념을 정립했지만 어떤 유형의 상품을 지을
것인가는 결정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곳이 연세대 기숙사와 접해있고 연희로를 통해 신촌과도 가까운
거리에 있어 요즘 대학가에서 유행하고 있는 원룸주택이 좋을 것 같았다.

풍치지구라 건폐율이 30%로 제한되지만 나머지공간을 주차장과 녹지공간
으로 활용할수 있어 원룸주택의 단점인 주차장난을 극복할수 있어 임대시
유리할 것으로 보였다.

건축은 지난 4월 시작돼 6개월후인 지난달말에 건물이 완공됐다.

건폐율과 용적율은 각각 29.5%와 132%(지하층을 포함한 사업용적율)가
적용돼 지하2층 지상3층바닥면적 19평의 건물로 설계됐다.

지하2층은 주차장과 관리실로 지하1층-지상3층은 각층마다 9평형
(분양평형)2가구, 10평형(분양면적)2가구 등 모두 4가구씩 모두 16가구의
원룸주택이 들어갔다.

지하층이 실제적으로 지상층과 다름없어 임대분양가격도 모두 동일하게
책정했는데 9평형은 전세보증금 5,000만원에 10평형은 전세보증금 3,500
만원에 임대했다.

이에따라 조씨의 임대수입은 모두 4억8,000만원이 나오는데 여기에서
건축비(평당 220만원선) 3억4,500만원을 제외하면 1억3,500만원이 순수익
으로 남게 됐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