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준 심사위원장 <동아시아경제연구원 이사>

95년도 제14회 다산경제학상 심사위원일동은 신중한 검토와 숙의를 거듭한
결과 금년도 수상후보자중에서 "동아시아의 경제발전과 유교문화"의
저자인 김일곤부산대상과대학교수를 선정했다.

금년도에는 대학등 각 기관의 추천과 자천을 합하여 총수상후보자는
6명이었으며 그분들의 전공분야는 한국경제사 경제발전론 금융론
농업경제학 재정학 경영학등 각자 달리하는 양상을 보였다.

심사위원 전원은 "한국경제학정립의 당위성과 그 실천적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한국경제신문사의 다산경제학상 창정취지에
맞춰 수상자를 선정하는데 고심했다.

특히 후보자의 학문적 자세,사고의 독창성,한국적 실사구시,과학적
연구를 통한 주저로 학계에 대한 공헌등 4개기준을 설정,종합평가하는
작업을 했다.

심사대상의 대부분이 이러한 기준을 부분적으로만 충족시키고 있었다는
점이 아쉬웠으나 숙의끝에 그래도 모든 기준에 고루 합당하였다고 본
김일곤교수를 다산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하게 되었다.

김교수는 다년간 경제발전론의 강의와 연구과정에서 경제발전에 성공한
동아시아제국의 경제를 서구의 이론이 아닌 유교문화적 접근방법으로
분석하고 독특한 논리를 전개하여 동아시아문화와 경제발전의 연관성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였다.

문화,특히 종교와 자본주의정신의 관계에 관하여서는 막스 베버를
위시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많은 경제학자들의 관심사가 되어 왔다.

그러나 경제가 사회적 역사적 인간적인 문화현상으로서 나라마다
달리하는 특수성을 지니고 있어 특수성과 이론의 일반성을 어떠한
형태로 조화시키는가에 따라 각국의 경제학발전이 좌우된다는 논의도
나왔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때 수상자의 주저는 그러한 학문적탐구의 일부를
선도한 역작이라고 판단했다.

오늘날 세계의 이목이 고도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동아시아제국의
경제발전에 집중되어 "동아시아시대 또는 아시아르네상스시대"의
도래가 곧 올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수상자는 스스로 제기한 문제의식을 간직하고 동아시아제국의 문화적
현상으로서의 경제발전을 보다 미시적인 심층분석을 통해 각국의 특수성,
특히 국민정신( National ethos )과 이론의 일반성을 조화시켜 경제발전론을
전개,대성하여 주기를 첨언하며 심사위원일동은 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같은 노력의 결과로 한국경제학정립의 길이 넓게 열릴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