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재건축의 인기바람은 계속되고 있다.

조합원간의 갈등으로 인한 예측할 수 없는 공사기간, 까다로운 인허가절차,
엄청난 비용부담으로 작용하는 이주비등 선뜻 내키지 않는 사업의 걸림돌이
산재한 재건축 재개발사업이지만 인기는 여전하다.

이처럼 문제점 투성이인 재개발 재건축사업이 아직 유망한데는 서울이라는
지역적 특수성과 업체들의 택지구득난이라는 두가지 이유가 작용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미분양아파트가 15만가구에 가까운 시점에서 미분양의 "기운"
이 미치지않는 유일한 곳이 서울지역이다.

따라서 미분양으로 업체에 엄청난 자금부담을 주는 지방의 주택사업보다
지으면 100%분양이 가능한 서울에서의 아파트건립은 업체로서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서울에서 건설업체들은 신규택지확보에 비상이 걸려있다는 것이 또다른
이유이다.

최근 지방자치제 실시이후 서울지역 주택부지로 각광 받고 있는 공장이전
부지(준공업지역)에 대한 일부 구청의 아파트건립 제동 움직임으로 준공업
지역에 아파트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던 업체들은 사업을 당분간 보류하고
서울시의 눈치를 보는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재건축사업의 이주비는 천정부지로 솟아 강남 일원동
현대아파트 재건축의 경우 시공사가 1억8,000만원을 넘는 이주비를 제시했다.

지방의 미분양으로 안게되는 금융부담을 감안, 분양에 문제가 없는 서울의
재건축사업에 지나친 이주비를 지불하더라도 재건축을 수주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 업계의 전반적인 입장이다.

이러한 열기는 요즘들어 재개발보다는 재건축에서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주민들의 동의만 있으면 쉽게 사업을 진행시킬수 있는데다 재개발보다
사업기간이 단축되고 사업진행과정에서 잡음이 적은 재건축 수주에 업체들의
무게중심이 옮겨 가는 양상이다.

몇몇 업체들은 1차적으로 자금을 회수할수 있는 분양때까지는 구역지정후
5~6년이 걸려 과다한 자금부담을 안게 되는 재개발사업 수주는 선별적으로
응하겠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20년을 넘어선 노후아파트들이 인근의 새로 지어진
아파트보다 높은 시세가 형성되는 현상이 심화되고있다.

재건축의 열기는 지은지 20년이 되지않은 저층아파트로 옮겨 붙고있다.

최근 아파트시세가 전체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도곡주공, 개포주공,
가락시영아파트등 서울시내 저층아파트들이 재건축기대를 반영, 강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건설등이 수주한 도곡주공아파트의 경우 13평형이 8월현재 1억
8,000만원을 넘어서는등 대부분 10년이상 되어 재건축이 예상되는 저층
아파트들의 평당시세가 1,000만원을 웃돌고 있다.

이러한 재건축 재개발사업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일반적 전망이다.

< 김동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