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삼풍참사를 계기로 백화점 호텔 극장 컨벤션센터 대형빌딩등
다중이용건축물에 대해선 건설업체의 자체공사라도 도급한도액을 적용,
한도를 넘어선무리한 공사를 못하게 할 방침이다.

건교부가 최근 발표한 부실공사방지대책에 따르면 다중이용시설에 대해선
자기공사라 하더라도 외부 도급공사와 같이 도급한도액을 적용,시공능력을
사전에 검증키로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그동안 자체공사를 통해 무리하게실적을 키워 단숨에
도급한도를 높이고 이를바탕으로 관공사를 따내는 건설업계의 오랜 관행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그동안 자체공사를 마름대로 할수있도록한 제도의 허점을 이용,자체공사를
바탕으로 한탕주의식으로 건설업에 뛰어드는 사례가 허다했다.

따라서 이번에 이를 제한키로함에따라 장기적으론 업계의 판도변화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참사를 일으킨 삼풍의 경우 87년 착공당시 삼풍건설의 도급한도액이
30여억원에 지나지않는데도 무려 2백70억원규모의 백화점 공사를 삼풍건설이
직접 추진했었다.

이는 그동안 건설업체들의 자체공사인 경우엔 도급한도액을 적용하지않아
실적이나 경험이 미흡한 건설업체들이 초대형공사를 무리하게 자체적으로
건설할수있었기때문이다.

건교부는 도급한도액은 건설업체들이 외부 공사를 따낼때 적용하는 것으로
자체공사에 적용하는 것은 민간자율원칙에 비춰어 문제가 있다고 보고 지금
까지 이를 적용하지않았다.

그러나 삼풍사태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삼풍건설이 자체 빌딩인 백화점을
건설하면서도 공사비를 줄이기위해 부실위험을 무릅쓰고 무리하게 단가를
낮춘 사실이 드러났다.

건교부는 이에따라 자체공사라도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다중의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시설에 대해선 건설업체의 자체공사에도 도급한도를적용
키로한 것이다.

지금까지 건교부는 자체공사에 대해 일체 제한을 하지않으면서도 이를
다음해 관공사수주범위를 정하는 도급한도액산정에는 반영해주었기때문에
민간업체들이 무리하게 실적을 키우는 편법으로 널리 활용돼왔다.

특히, 그룹기업들의 경우 건설업체를 설립하기만 하면 자체공사를 모두
계열건설업체에 몰아주어 단숨에 업계의 상위 랭킹을 차지하게되고 이를
바탕으로관공사를 따내는 것이 수월했었다.

이로인해 초대형 자체공사가 생기면 건설업체를 세우는 것이 관행으로
통해왔다.

따라서 새 제도가 시행되면 건축주들이 대형 자체를 할 경우에도 다른
시공업체에 맡길수밖에 없고 이는 건설전문화를 촉진하고 무턱대고 건설
업계에 뛰어드는 사례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