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우리에게 정상 정복을 통해 성취감과 희열감을 맛보게 하고 때로는
정상 정복에 실패하게 함으로써 우리에게 겸손할 줄 알아야 한다는 미덕을
가르쳐주기도 한다.

주위사람들은 "다시 내려올 산을 땀을 흘려가며 왜 힘들게 올라가느냐"고
묻곤 한다.

무작정 땀을 흘리며 힘들게 올라간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산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그냥 그곳에 산이 있어 간다.

계절에 따라 산의 모습이 바뀌는 것을 보면 인간의 흐름을 보는 것 같아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비지땀을 흘리며 한걸음 한걸음 발길을 옮길 때마다 지난 날을 되돌아
보게 되고 다시한번 나를 가다듬는 계기로 삼게 된다.

바쁜 직장생활속에서 나에게 있어서 산은 없어서는 안될 삶의 휴식처이며
동반자이다.

이런 생각을 같이하는 은행동료들과 89년 "동화은행 산악회"라는 동호회
를 만들어 매달 셋째주에 당행직원 뿐만 아니라 우리은행을 찾아주시는
고객들을 모시고 45~70명이 산에 오르고 있다.

우리 산악회는 회원상호간의 친목을 도모하며 상부상조하는 바탕위에
건강한 개인생활의 영위와 활기찬 직장분위기 조성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회원은 올해 입행한 신입행원에서 부터 경영진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직원들을 이끌어가는 위치에 있는 나에게는 아랫직원과 함께 산행을
함으로써 직원들의 생각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고 마음
또한 젊어지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고객과 함께 땀을 흘리며 정상을 정복하다 보니 직원과 고객이
하나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산행을 통하여 직원간의 화합과 고객과 좀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고 있으며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자는 의미에서 매년 상.하반기에
"북한산 대청결운동"등 자연보호운동에도 적극 동참하여 건전한
산행문화 정착에 노력하고 있다.

올해는 1월에 마니산 시산제를 비롯하여 눈이 하얗게 뒤덮였던 태백산
치악산,서울 근교의 명산인 북한산,나무가 무성하고 푸른 월악산,깨끗한
계곡을 자랑하는 설악산 십이선녀탕 계곡등을 다녀왔다.

우리 "동화은행 산악회"는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우리 국토의
명산을 찾아가고 직원간의 친목,고객과 직원이 함께 하는 화합의 장이
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