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개토 프로젝트를 완성하라"

장치혁고합그룹 회장이 북.미핵협상과 남북쌀협상 타결에 따라 대북경협에
물꼬가 트일 조짐을 보이자 부쩍 바빠졌다.

평북 영변이 고향인 장회장은 최근 북경을 방문, 북한측 거래선인
광명성총공사측과 남포 섬유합작공장 건설문제를 협의하고 돌아왔다.

한.러극동경제협의회 한국측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장회장은 자신의
고향인 이북지역을 포함, 연해주(러시아극동)와 중국 동북3성(구만주)일대를
대상으로 대규모 경협사업(일명 광개토 프로젝트)을 앞서 추진해온 국내의
대표적 "북방경협론자".

이미 하바로프스크에 무역상사를 합작 설립하는등 광개토 프로젝트를
차근차근 진행해온 그는 "평화적인 남북통일을 위해서는 이북출신 기업인들
이 북한지역 투자에 앞장서 우선 이북경제를 회생시키는데 기여해야 한다"는
지론을 펴왔다.

고합그룹은 장회장의 이같은 뜻에 따라 우선 남포공단내에서 의류.봉제
(70만달러) 직물(450만달러) 이불.솜(66만달러) 수지병(1백만달러)등
4개사업을 벌이기로 결정, 북측과의 합의를 거쳐 지난달 정부로부터
대북사업 승인까지 받아놓은 상태.

고합그룹은 이밖에도 총 2,500만달러를 들여 북한에서 폴리에스터 장섬유
와 단섬유를 생산한다는 프로젝트도 추진중이다.

장회장의 "이북출신 기업인 역할론"은 이심전심으로 북한에 고향을 두고
있는 재계 총수들사이에 폭넓은 공감대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의 이북출신 기업오너는 줄잡아 120~130명에 이르고 있어 제2,제3의
"광개토 프로젝트"가 조만간 줄을 이을 것으로 재계는 관측.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