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당국자간 쌀 협상을 성사시킨 주역인 대한무역진흥공사 홍지선북한실장
(50)이 귀국, 서울 삼성동 무역회관에서 26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대북쌀지원문제를 2년전부터 검토해왔다며 청진항에서의 쌀 하역은
북한측 바지선이 아닌 우리 배가 항구에 접안하여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 영해에서는 태극기 게양문제에 대해서는 말끝을 흐렸다.

-쌀 협상을 주선하게된 배경은.

"6월초 북경에서 조선족인 최수진 흑룡강성 민족개발총공사사장과 만나
무공차원의 남북경협을 논의하다 쌀문제로 북측과 만나게 됐다"

-박용도 무공사장은 우리배가 태극기를 달고 북한영해에 들어간다고
했는데.

"우리배는 북한항구까지 들어간다.

접안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태극기는.(말을 얼버무림)"

-쌀의 도착항구를 동해안지역으로 한 이유는.

"북한에서는 함경북도가 쌀사정이 제일 심각한것 같다.

북측이 어제밤 배의 도착지를 나진에서 청진으로 바꾼 것은 청진이 함북의
중심지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북경에서 쌀 실무협상이 지연된 이유는 무엇인가.

"계약서작성자체가 통상적 거래가 아닌 무상 15만t이어서 아주 어려웠다.

용어도 서로 다른것이 많아 북측은 선적을 상선으로, 하역은 하선으로,
상호는 호상으로 쓰자고 했다.

결국 각각 자기용어대로 2개의 계약서를 써 서명했다"

-쌀이외 북한내 무역관개설등 다른 경협문제 논의는 없었나.

"쌀 제공이란 막중한 사업을 논의하는 마당이어서 다른 문제는 연계될
상황이 아니었다"

< 임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