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도변이 국내최대의 가구전시거리로 변모하고 있다.
포천군일대에는 서울상계동지역의 개발로 쫓겨난 상계동지역 중소가구
업체들을비롯, 4백여곳의 가구관련업체들이 자리잡고 있다.
포천군의 허가를 얻은 업체만도 1백여곳을 헤아린다.
이들 중소업체들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국도변에가구전시장을 차리고
"금강산 가는 길"로 쉴 곳을 찾아오는 도회인들에게 자사제품을 알리고 있다.
<> 분포 및 현황
= 의정부에서 포천쪽으로 오다보면 축석고개를 넘게된다.
축석고개부터 이어지는 가구전시판매장들은 길 양옆으로 송우리까지만도
약30곳을 헤아린다.
다시 송우리에서 포천까지 약20곳이 자리잡고 있으며 포천을 지나 신북면
쪽으로도 가구전시장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길옆을 벗어난 지역의 가구전시장들까지 치면 70-80곳은 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추산하고 있다.
가구전시장들이 들어서기 시작한 것은 2-3년전부터이지만 본격적으로
들어선 것은 작년이후다.
특히 올해의 경우 이미 10여곳이 들어서는 등 빠른 확산을 보이고 있다.
몇군데에 매장을 낸 업체도 눈에 뜨인다.
중소업체들 뿐만아니라 에이스침대 등 일부 대형업체들도 이지역에 매장을
내고 있어 오래지않아 명실상부한 국내최대의 가구거리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배경
= 상계동지역에서 내몰린 중소가구업체들이 가장 많이 자리잡은 곳이
포천군이다.
대형업체들의 제품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으로 공급도 하고 있다.
이들은 상품인지도에서 대형업체들을 당해낼 수가 없는데다 서울지역의
비싼 매장임대료를 감당해내기가 어렵게 되자 공장인근 국도변에 가구
전시장을 마련, 소비자들에게 직접 홍보하는 길을 택하게 됐다.
의정부에서 포천에 이르는 4차선국도는 예전에 "금강산 가는 길"로 알려진
곳으로 현재 포천-철원간 4차선 확장공사가 진행중이다.
이 길 주변으로는 산정호수 백운계곡 열두개울 백로주유원지 등 관광
유원지들이 산재해 있어 주말이면 차량이 홍수를 이룬다.
따라서 길옆의 가구전시장들은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의 눈에 띄게 마련이다.
관계자들은 "100배이상 전시효과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 매출,임대료 및 지가현황
= "고급가구를 값싸게 살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사당동 천호동
하남 등에서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솜씨가구의 김창환대표는
말한다.
지난1월에 송우리에 매장을 연 그는 요즘 월5,000만원어치를 팔고 있다
면서 앞으로 매출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했다.
이곳 가구전시장들은 서울의 가구점들보다 적어도 20-30%, 많게는
절반도 할인해준다.
이처럼 큰 폭의 할인이 가능한 것은 임대료가 서울에 비해 현저히 싸고
공장이 인접해있기 때문이다.
송우리의 길옆 안쪽으로 붙은 솜씨가구의 100평매장의 경우 임대료가
1억5,000만원에 달한다.
물론 길옆으로 붙은 곳은 이보다 더 비싸다.
임대료는 최근 전시장들이 잇달아 들어서면서 많이 오른 편이란다.
그래도 서울지역의 임대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이 업계관계자
들의 설명이다.
서울에서 도로변에 이 정도의 가구전시장을 내려면 5억-10억원이 드는데
예컨대 아현동 가구점골목의 20-30평짜리 점포는 권리금만 1억2천만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지가는 국도변 준농림지가 50만원, 길옆을 벗어나면 30-40만원선이다.
<채자영·김동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