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산업부 발표에 따르면 5월중 수출은 지난해 5월에 비해 36.4%
늘어난 107억1,900만달러,수입은 39.6% 증가한 118억1,200만달러였다.

이에 따라 올해 무역수지 적자는 5월말 현재 이미 63억2,300만달러에
달해 지난해 적자규모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5월에도 중화학제품 위주의 수출및 자본재와 원자재 중심의
수입추세가 지속되었으며 이대로 가면 올해 무역수지 적자가 100억달러를
넘지 않을까 걱정된다.

그러나 국제수지는 경제성장및 물가동향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지자체선거를 앞둔 지금 정책당국은 올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을
신중히 점검해봐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경제성장은 과열시비가 생길 정도로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가운데 경기양극화가 심한 불균형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성장세가 꺾여 올해 말이나 늦어도 내년 상반기중에는
경기순환의 정점을 지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경기의 양극화로 잠복해 있던 물가불안이 하반기 이후 소비
증가세가 계속 학산되면서 가시화되지 않겠느냐는 점이다.

특히 지자체 선거때 풀린 돈이 소비성향을 부추길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이같은 사정을 고려할 때 검토되어야 할 정책방안으로 다음 몇가지가
있다.

우선 물가안정및 경기진정을 위해 정책당국이 암묵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원화절상이어느정도까지 진행되어야 하느냐는 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나치게 큰 폭의 원화절상은 물가안정보다는 엔고효과의
상쇄를 통한 산업구조의 조정지연및 국제수지 악화의 방조라는 측면이
강하다고 본다.

국내 물가는 뒤떨어진 유통구조및 사회간접자본의 미비로 유통마진과
물류비용이 높아 하방 경직적이므로 원화가치가 오른다고 하향 안정
되리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이에 비해 엔고현상을 틈탄 산업구조 조정은 매우 시급한 과제이며
2년 연속 거액의 적자를 보일 국제수지의 개선도 더 이상 외면할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올 연말까지 재정경제원이 목표한 달러당 730~740원 보다
높은 달러당 750원선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대신 경기과열을 예방하기 위해 적어도 올 하반기중에는 연 15%안팎의
금리수준 견지가 불가피하지 않을까 보인다.

대기업은 자금사정이 괜찮고 자금의 가수요로 이미 상당한 자금을
확보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의 경우는 금리의 높고 낮음보다 부도사태로
위축된 자금공급을 활성화 하는 것이 더 중요한 상황이다.

한편 경기진정및 국제수지개선을 위해 정부가 추진중인 기업의 설비
투자 자제는 일방적으로 강요하기 보다는 재정긴축과 조화를 이룰
필요가 있다.

민간기업의 투자는 시기가 중요한 데다 선거를 틈탄 재정운용은 방만
하면서 기업투자만 억제하면 자원배분이 왜곡되고 성장잠재력이 손상
되기 때문이다.

끝으로 선거때 풀린 돈을 환수하고 물가불안이 가시화되지 않도록
안정적인 통화관리를 할 필요는 있으나 경제활동에 충격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완만하고 예측가능하게 시행할 것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