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의 개가 가축이 된 시기가 언제였는가는 정확히 알수 없으나
1만~2만년전 석기시대의 유럽인들이 사냥할 때의 조수로 개를
이용했던게 그 시초로 추정되어 왔다.

순종 사냥개의 역사는 고대이집트인들이 육종시킨 설루키에서
시작되었다.

그뒤 사람들이 여러가지 사냥방법에 대응할수 있는 많은 품종과 계통의
사냥개를 길러냈다.

그 가운데서 333종의 사냥개만이 국제견축연맹의 공인견종으로 지정받아
명견의 대우를 받아왔었다.

그런데 최근 천연기념물 제53호인 진도개가 334번째의 국제공인견종으로
지정을 받아 세계 명견의 대열에 끼이게 되었고 수출길이 열렸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진도개의 유래에는 몇가지 설이 있다.

삼국시대에 중국 남송의 무역선이 진도근해에서 조난을 당했을때 유입
되었다는 설,고려시대 삼별초의 난때 몽골군의 군견이 진도에 남아 그
시조가 되었다는 설,조선조초기 진도군 지산면에 설치되었던 군마목장을
지키기위해 몽골에서 수입되었다는 설등이다.

명확한 역사기록이 남아있지 않아 그 유래를 확실하게 단정할수는
없으나 석기시대의 후예인 개에서 나온 동남아시아계의 중형종에
속하는 것으로서 육지와 격리된채 비교적 순수한 혈통을 보존해온
한국특산품종인 것만은 확실하다.

임진왜란때에는 진도의 모든 개들이 일제히 한 방향을 향해 짖은
다음날 왜군의 수많은 배들이 그 방향에서 나타났다는등 진도개에
관한 여러가지 전설이 전해진다.

그래서 진도개는 신견이라고 불리기까지 했다.

진도개는 성격이 대담하고 후각과 청각이 아주 예민하여 사냥용으로
적합할 뿐만 아니라 충직하고 영리하고 귀소본능이 뛰어나 애완용이나
집지키기용으로도 적격이다.

어느 명견 못지 않은 장점들을 지닌 개다.

1962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데 이어 67년에는 한국진도개보존육성법과
문화재관리법등의 제정으로 진도개의 외부반출을 금지하고 혼혈방지등
잡종도태에 힘을 기울여 왔다.

그에 힘입어 65년 7,000여마리에서 69년 3,042마리로 급격히 줄어들었던
진도개가 82년에는 9,105마리로 늘어났다.

그러나 아직도 품종보존의 불완전,우량혈통견의 음성반출,질병과
영양부족에서 오는 번식장애,진도군민의 생산의욕 감퇴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들 애로가 타개될때 진도개의 국제무대 진출은 실효를 거둘수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