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향수"샤넬No.5"의 모델로 유명한 프랑스 영화배우
바네사 파라디(22)가 21일 서울에 왔다.

제라르 드 파르디유와 공연한 영화 "엘리사"의 22일 국내개봉에
때맞춰 방한한 그녀는 이날 오후5시 서울 소공동 호텔롯데 에매럴드룸
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자리에서 그녀는 "16살때 첫출연한 영화 "하얀 면사포"로 세자르
영화제 신인여우상을 받기도 했지만 이번 "엘리사"에 거는 기대가
더 크다"고 운을 뗐다.

"제가 맡은 역은 반항적인 불량소녀인데 아버지역의 제라르 드
파르디유가 주의깊고 섬세한 연기로 잘 이끌어줬죠. 진짜 아버지처럼
말이에요.

다행히 이영화가 프랑스에서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연속 흥행1위를
달리고 있지만 한국의 관객들이 어떻게 점수를 줄지 매우 궁금해요.

한국팬들에겐 제가 신인이잖아요"

87년 가수로 출발 첫노래인 "택시 조"가 300만장 이상의 음반판매고를
올리면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 그녀는 90년 세르쥬 갱스부르와 함께
제작한 두번째 앨범으로 "음악의 승리상"을 받았다.

91년부터 400만프랑의 개런티를 받고 샤넬향수 광고모델로 활동하고
있고 장 베케르감독에 의해 "엘리사"의 주연으로 발탁된뒤 모든 잡지의
표지를 장식하며 주목받기 시작한 그녀는 톱가수겸 모델 배우로서
보기 드물게 성공한 만능 엔터테이너.

"파라디라는 제이름이 프랑스어로 천국이라는 뜻이에요.

어쩌면 그 덕을 입은 건지도 모르죠.다른 사람에 비해 순탄한 길을
달려왔거든요.

하지만 이젠 상업적인 인기에만 매달리지 않고 성숙된 연기력으로
인생의 깊이있는 감정을 표현, 전세계 관객들과 교감할수 있는 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엄청난 인기와 프랑스인형같은 외모로 "제2의 브리지트 바르도"라
불리는 그녀는 "엘리사"에서 천사와 악마, 단호함과 어린 아이의
나약함이 혼합된 묘한 분위기를 살려내는데 성공했다는 평을 들었다.

그녀를 위해 시나리오를 썼다는 장 베케르감독도 외지와의 인터뷰에서
"내 예감은 적중했다.

그는 잠재된 힘이 있는 보기 드문 여배우다"라고 극찬했다.

이영화의 수입배급사인 (주)극동스크린 초청으로 내한한 바네사
파라디는 이날 저녁 6시 30분부터 크리스탈볼룸에서 국내외관계자
200여명과 함께 영화시사회를 겸한 디너쇼를 갖고 2박3일동안 방송출연등
일정을 마친뒤 23일 출국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