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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손발 안맞는 통상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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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박한 통상정책이 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감귤류(자몽)의
    통관지연으로 미국으로부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당하면서 이같은
    비판이 강하게 일자 정부는 10일 오전 홍재형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주재로
    긴급 통상장관회의를 가졌으나 통상정책에 관한 원론적인 내용을
    거론했을 뿐이다.

    각 부처가 품목별 통상현안을 좀더 심도있게 파고들어 해결토록
    하고 중요한 사안은 대외경제조정위원회에서 거르도록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확인하는 정도였다는 것이다.

    이와관련,전문가들은 통상관련 부처간에 긴밀하고 유기적인 협조가
    이뤄지지않아 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공식적인 대외교섭창구는 외무부로 돼있으면서 각부처가 나름대로
    관련 품목에대한 통상회의에개별적으로 참석하는 과정에서 의견조율이
    신속하고 깊이있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미국이 감귤류의 통관지연으로 WTO에 제소하기 나흘전인
    지난 1일 통관절차개선방침을 통보했음에도 철퇴를 맞았다.

    정보통신부가 나서 해결한 AT&T의 전자교환기입찰참여에 대해서도
    일각에서는 "정보통신부가 통상회담의 결과나 파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지나치게 양보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정부조직개편으로 태어난 통상산업부도 통상의 주도권은 외무부가
    ,실무차원의 현안해결은 각 부처가 쥐는 바람에 이름에 걸맞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재정경제원이 대외경제문제의 조정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긴 하다.

    그러나 홍부총리는 재경원의 기능이 비대하다는 비난이 거센 상황에서
    기능을더 강화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부총리가 위원장인 대외경제조정위원회
    를 활용,중요한 문제를 처리하겠다는 원칙만 밝혔다.

    미국의 무역대표부(USTR)처럼 통상기능이 한곳에 모여있지 않은
    한국의경우 통상현안을 신속히 처리하지 못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압력만 받는 나라는 통상창구를 일원화하는게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논리가 설득력이 있으나 그기능이 분산됨으로써 대응능력마저 크게
    위축돼 있는게 지금의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게다가 각부처간에 의견교환이나 정보공유가 제대로 되지도않고
    전문가마저 크게 부족,"들어주고 뺨맞는 꼴"이 반복되고 있다는것이다.

    이날 회의에서 통상창구의 효율적인 운용이나 통상정책의 부처간
    조화에 대해서는 뾰족한 대안을 내놓지 못해 앞으로 계속 불거질
    통상현안을 제대로처리해 나갈수있을지 의심스럽다는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고광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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