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의 유럽순방은 외교적 측면에서 두가지 변화를 가시화시켰다.

한국외교의 주류를 이뤘던 안보외교대신 경제외교의 중요성이 전면에
부각됐다는 점이다.

또 미.일에 치우쳤던 우리의 경제외교가 이번 순방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다원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유럽은 시장규모 기술력 교역량에서 세계최대 경제통합권임에도
우리의 관심이 그동안 미.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미약했다.

대통령의 이번 유럽나들이는 앞으로 한국과 유럽간 경제협력을
대폭 늘리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김대통령은 유럽 주요국가 정상들과의 회담에서 기술협력 교류증진등
쌍무적 경협확대를 위한 분위기조성에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대통령의 세일즈외교는 구체적인 성과로도 나타났다.

프랑스에서는 TGV(고속전철)기술이전및 제3국 공동진출에 합의했고
독일과는 1,000만달러 규모의 양국 기초과학협력기금을 조성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번 정상외교에서 가장 두드러진 작품은 기초과학기술및 첨단기술분야에서
유럽과의 교류를 확대하기로 한 점이다.

대통령의 유럽순방을 계기로 우리의 경제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기초과학 첨단기술이 앞으로 괄목할 진전을 이루기를 기대한다.

순방기간중 대통령을 수행한 우리 기업인들도 각각 유럽경제인들과
만나 민간차원에서 실질적인 경협증진방안을 모색했다고 한다.

유럽시장을 겨냥한 경제외교를 위해 대통령과 경제인들이 일심동체가
된 것이다.

대통령의 순방업적으로 꼽히는 유럽과의 경협확대라든가,기술교류합의도
우리기업들이 유럽에 공장을 짓고 현지인을 고용하는등 적극적인
진출노력이 뒷받침 됐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기업의 활동이 빈약했다면 유럽의 경제외교 무대에서 우리의
입지는 그만큼 좁았을 것이다.

한국은 내년에 정식으로 선진국이 된다.

선진국일수록 정부와 기업간 협력관계가 돈독하다고 한다.

특히 선진 각국에서 경제제일주의 사고가 팽배하면서 정상들까지
직접 나서서 판촉활동을 하는 사례를 수없이 목격했다.

대통령이 순방도중 수행 경제인들에게 민관협력증대를 강조한 것은
앞으로의 경제외교와 관련해서 주목을 끈다.

대통령의 성공적인 유럽순방을 계기로 정부와 기업이 똘똘 뭉쳐
유럽의 기존시장을 다지고 새시장을 개척하는데 앞장설 것을 당부한다.

이번 기회에 유럽이 미.일에 뒤지지 않는 우리의 경제교류 대상지역이
될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