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씨가 우연히 골프숍에 들렀다.

현재 쓰고있는 클럽에 대해 별 불만이 없는 K씨였지만 항상 "마법의
골프채"를 찾아 헤매는 것이 골퍼의 마음인지라 K씨 역시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며 각종의 채들을 만지작 거렸다.

그러던중 K씨는 아주 마음이 끌리는 채를 하나 발견했다.

채의 구조나 사양의 적합여부를 떠나 그 채의 모양이 너무 이쁘고
아름다웠기 때문에 K씨는 별 망설임 없이 그 채를 샀다.

며칠후 K씨는 연습 한번 안하고 그 아이언채를 가지고 필드에 나갔다.

그런데 첫샷부터 볼은 핀을 향해 날았다.

아무리 날고 기는 골퍼라도 새 채를 처음쓰면 미스샷이 나게 마련인데
K씨의 새 골프채는 거리가 평소보다 5야드 정도 어긋나는 것을 제외하고는
기막힌 성능을 보였다.

K씨는 신이 났다.

K씨는 첫라운드부터 그 골프채에 "확실한 믿음"이 갔다.

K씨는 평소 그린사이드 어프로치가 약점이었지만 워낙 채가 맘에 들었기
때문에 쇼트어프로치에도 자신감이 생겼다.

그 다음 라운드부터 K씨는 쇼트어프로치도 척척 홀컵에 붙기 시작했다.

<>.골프시즌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특소세도 내렸고 신모델도 쏟아져 나온다.

골퍼들은 자연히 골프채구입에 관심을 갖게 마련이다.

그러면 골프채의 선택은 어떻게 해야 할까.

골프채선택은 앞의 K씨 스토리에 모든 해답이 있다.

이론이나 어떤 "당위성 여부"를 떠나 골프채는 "웬지 마음이 끌리는 채"
가 최고라는 얘기다.

당신이 연습장도 별로 안 나가고 기껏해야 일주일에 한번 필드에 나가는
주말골퍼라면 당신의 골프내용, 당신의 스코어는 전적으로 "심리"에
의해 좌우된다.

그 같은 심리는 "골프채에 대한 믿음"이 상당부분 지배한다.

"지금의 내 골프채가 최고"라는 확신이 있어야 자신있게 볼을 때릴수
있는 것. 주말골퍼들이 각골프채의 특징적 혜택을 모두 살려내기는
사실상 힘들고 또 요즘의 골프채들은 대개 주말골퍼용으로 "치기 쉽게"
만들어 졌다는 점에서 "치면서 자신의 골프를 채에 맞추는 것"보다는
일차적으로 확신이 가는 채가 더 좋다는 뜻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더라도 "선택의 기본"은 알고 있어야 한다.

우선은 샤프트의 재질과 헤드의 로프트(각도)가 관건이다.

샤프트재질은 크게 그라파이트와 스틸로 나뉘는데 드라이버를 비롯한
우드는 그라파이트샤프트의 선택이 현명하다.

그라파이트샤프트는 스틸에 비해 거리상 잇점이 있고 컨트롤도 편하다.

드라이버의 로프트는 9도에서 12도까지가 있는데 보기플레이어정도라면
11도나 12도의 선택을 권할만하다.

볼을 뜨게하는 노력보다는 뜨는 볼의 탄도를 낮추는게 훨씬 용이하기
때문이다.

방향성이 우선되는 아이언는 스틸샤프트가 아직까지는 일반적이지만
나이든 골퍼나 거리가 문제되는 골퍼는 그라파이트샤프트의 선택으로
약점을 커버 할수 있다.

또 우리나라골퍼들은 가벼운 아이언만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으나
아이언샷의 특성상 스윙웨이트가 D를 넘어가는 채의 선택도 고려 할
만하다.

시판중인 아이언의 스윙웨이트는 대개 C8나 C9이다.

이밖에 어드레스자세를 취해봐서 헤드바닥의 한쪽끝이 지면에서 뜨지
않아야 그 채의 라이각도가 자신에게 맞는 것이다.

<>.구체적설명으로 들어가면 복잡한 것 같지만 국산채나 수입브랜드들은
대개 한국골퍼의 체형에 맞춰져 나오기때문에 아주 잘못 사는 경우는
드물다.

결론적으로 골프채도 K씨의 경우와 같이 "첫눈에 반해야 평생 애인이
될수 있다"는 것이다.

(김흥구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