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익부 빈익빈"의 원리는 점포경영에도 적용된다.

일단 매장 규모가 크고 깔끔하면 작고 누추한 곳보다 유리하다.

같은 값이면 물건도 많고 깨끗한 곳에서 구매하려는 것이 소비자들의
성향이기 때문이다.

송파구 문정동에 있는 올림픽 훼밀리아파트는 중대형아파트가 밀집된
고급 상권에 속한다.

이곳에서 피자전문점을 운영하던 김모씨는 점포규모에 의해 크게 손해를
본 경우이다.

그는 이곳 상권이 개발되던 초기에 소규모 피자전문점을 개설,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주소비자가 중상위층인만큼 피자를 찾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는 예상이
적중했던 것이다.

그러나 아파트단지 입구 대로변에 피자헛 체인점이 들어서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크고 깨끗한 매장에 피자와 함께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는 이 체인점으로
고객들이 하나둘씩 빠져 나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결국 김씨는 더 버텨내지 못하고 거여동 주택가로 점포를 옮기고 말았다.

최근 몇년동안 24시간 편의점이 크게 늘어나면서 적지않은 수의 구멍가게가
문을 닫은것도 비슷한 요인이 작용했다.

24시간 편의점이 구멍가게를 몰아낸데에는 단지 규모가 크고 깔끔하다는
것외에 다른 요인도 작용하기는 했지만 이같은 원리는 대부분의 점포경영에
적용된다.

최근 분당 일산등 신도시 아파트 단지내상가나 근린상가 시세가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 경우이다.

분당신도시는 입주초기만해도 입주자에 비해 상가수가 턱없이 부족,
임대료가 폭등했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턴 입주초기에 비해 임대료가 크게 낮아지고 있다고 현지
부동산중개인들은 전한다.

일산도 마찬가지이다.

지난해 4월경만해도 전용면적 5평짜리 상가는 보증금 2천만원에 월
60만원선의 임대료를 유지했지만 최근엔 임대료가 월 30-40만원선으로
떨어졌다.

이처럼 신도시 상가 임대료가 떨어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들 신도시 입주율이 높아지면서 대형백화점이 잇달아 들어서고 있는
탓이다.

물론 일산이나 분당에 상업용지가 지나치게 많이 배정돼 상가공급초과현상
이 일어나는 것도 임대료하락의 요인이지만 그보다는 대형 백화점 진출러시
가 더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소형점포를 운영하기전에 주변에 대형상가가 있는지, 또는 앞으로 대형
상가가 들어설 가능성이 있는지를 꼼꼼하게 분석해 봐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