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우선의 경영방식은 지선인가?

지난 80년대 품질관리경영(TQM)기법을 도입,질지상주의를 추구해온
미업계가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던진 의문이다.

미업계는 품질관리우선이라는 경영전략을 도입했으나 상당수기업들이
전술면에서 실패해 구두선에 그친 경우가 많았다.

컴퓨터업계의 선두주자인 IBM사가 그랬고 복사기업체인 제록스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많은 미국기업들은 원가절감을 위한 품질경영을 감원으로 잘못
해석해 대규모 감원을 시도했다.

시카고소재 한 자문회사의 통계에따르면 감원열풍에 따라 지난 90년부터
현재까지 감원된 근로자수가 2백60만에 이른다.

제록스는 최근에만도 8만5천명감원계획을 추진하고있고 IBM사도 86년
이후 전체인원의 반을 잘라냈다.

무자비한 감원은 원가절감은 커녕 품질개선의 요체로 가장 중요한
근로의욕상실을 초래,품질관리에 결국 실패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모든 회사가 품질관리경영에 실패한것은 아니다.

모터로라사의 경우는 성공사례로 꼽힌다.

원가절감을 위한 감원에 열중한 다른 기업들과는 달리 감원없이 품질에
완벽을 기한 결과 지난 87년이래 현재까지 공장도가격에서 65억달러에
달하는 원가절감을 이룩했다.

이런 경이적인 성과때문에 모토로라사의 품질관리책임자인 리차드
부토씨의 경영기법이 화제가 되기도했다.

미업계는 최근 여러가지 시행착오끝에 품질경영의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정착시키고있다.

제품생산결과에 대한 근로자들의 책임제도입과 고객이 원하는 품질이
무었인지에 초점을 맞추는것이 그것이다.

상당한 경영수지개선이 있었다.

미업계는 최근들어 품질경영이 자리를 잡아감에따라 새로운 딜레마에
빠져있다.

90년대들어 리엔지니어링이 새로운 조류로 정착되면서 품질경영과
리엔지니어링을 조화시키는 문제가 만만치않은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 두가지는 성격과 실천방법이 서로 상충되고있어 적절한 안배가
간단치않다.

품질관리가 장시간을 필요로 하고 그 개선효과 역시 즉각적이지않은
반면 리엔지니어링은 일시에 기구나 조직등에 급격한 변화를 몰고온다.

따라서 급격한 변화는 자칫 품질의 하락을 가져올수있기때문에 품질을
저해하지않는 범위내에서 리엔지니어링의 속도를 조절해야한다.

구제품과 신제품의 세대교체속도 역시 이런 맥락에서 조절이 필요하다.

교체속도가 너무 빠르면 품질관리에 소홀할수밖에 없다.

반면 신상품을 시장에 선보이기전에 점진적으로 기존의 제품을 교체하는
것은 품질유지에 도움이 된다.

미업계는 품질관리에 힘쓴 결과 여러가지 실증적 개선방법을 발견했다.

품질관리에는 제품의 라이프사이클극대화,제품조립단위의 축소,부품의
호환성증대등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짧아지고 가격경쟁이 심화될 경우 기업
들은 특히 제품의 조립단위를 축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IBM사가 대량 생산하고있는 퍼스날 컴퓨터의 경우 조립단위가 20개도
채되지않는다.

부품의 경우도 몇가지 제품에 공히 사용할수있고 라이프사이클이 길도록
디자인해 원가절감을 물론 품질향상을 기하고있다.

여러가지 시행착오와 회의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품질경영이 장기적
으로는 원가절감을 가져왔다는 체험을 바탕으로 미업계는 질경영을 계속
추구하고있다.

< 서명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