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실명제의 실시 발표이후 보유부동산 물건의 종류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있다.

기업들도 업종에 따라 제각기 입장이 달라 울고웃는 헤프닝이 벌어지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울고있지만 부동산 이용 개발을 자문해주는
컨설팅업체들은 때를 만나 웃고있다.

또 국내 부동산시장에 한파가 밀어닥치자 해외부동산에 투자자가
몰릴 조짐이다.

당초 등기의 실사까지 포함하는 전면적인 실명제를 생각했던 지주들이나
기업들은 바짝 긴장했었으나 예외적으로 인정해주는 범위가 넓어지자
크게 안도하는 모습들이다.

현대산업개발 삼성건설 건영등 건설업체들의 경우 명의신탁이 전부
금지되는 경우 택지 확보에 초비상이 걸릴 판국이었으나 기업의 용지
확보는 예외로 인정해준다는 발표가 나오자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이번 조치로 그동안 주택용지난에 허덕여왔던 건설업체들은 지방의
급매물등으로 용지확보가 한결 쉬워지는등 오히려 혜택을 누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해부터 모처럼 부동산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던 중개업소들은
하나같이 울상들인 반면 부동산컨설팅업체들은 컨설팅 일감이 늘어나
즐거운 모습들이다. 대한부동산컨설팅의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이제
이용개발할 자신이 없이 무턱대로 땅을 사두는 투기행위가 더욱
어려워졌기때문에 부동산 이용개발에 대한 자문(컨설팅)을 구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있다"고 전했다.

국내 부동산경기가 이번 조치로 장기침체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대세를 이루자 해외부동산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있다.

대한부동산컨설팅 리얼티뱅크 개백산업개발등엔 부동산실명제 발표이후
"올해부터 대폭 완화된 해외부동산 취득에 대해 상세하게 물어오거나
구체적으로 물건 추천을 의뢰하는 사례가 늘고있다"고 말했다.

김기완 대한부동산컨설팅 사장은 "국내시장의 경기가 하향안정세를
보일 것이 확실해지자 해외 부동산 매물을 찾는 고객이 부쩍 늘고있다"
고 밝혔다.

유인택 계백산업개발 사장은 "올부터 해외부동산투자에 대한 규제가
완화된 시점에 국내실명제가 겹쳐져 앞으로 해외투자는 늘어날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명의신탁이 금지되면 시골에 농지를 사둔 사람들이 결정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그들도 빠져나갈 방도가 보여 한숨을 돌이킬
수 있게됐다.

지금 당장은 어렵지만 내년에 농지법이 개정되면 지방에 위탁영농
형식으로 실명전환을 할 수있는 길이 열리기때문에 지방에 농지를
사둔 사람들은 이 절차를 이용,합법적으로 농지를 취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명의신탁 금지로 가장 타격이 크게 받을 곳은 조합주택 시장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조합주택의 경우 무자격자가 자격이 있는 다른 사람 명의로
가입할 수있었으나 명의신탁 금지 조치로 조합주택시장에 한파가 예상된다.

삼성 교보 대한등 대형 보험업체들은 명의신탁을 통해 사놓은 부동산들을
일찌감치 실명화해놓은 듯 하나같이 "명의신탁 건이 전혀 없다"면서 느긋한
표정들이다.

그러나 일부 중견보험사들은 "실명제 실시 시기가 촉박하기때문에
위반에 따른 처벌범위라도 좁혀줘야 한다"고 주장,이번 조치의 파장이
적지 않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