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사주간지 타임은 "올해의 인물"로 교황 요한 바오로2세를 선정하혔다.

타임은 요한 바오로2세가 "도덕가치가 실추된 요즘 세태에 선한 인생의
비전을 재시하고 전세계가 이를 따르도록 했다"며 특히 교황이 지난 9월
카이로 유엔인구개발회의에서 낙태허용안이 채택되는 것을 강력 저지
했으며 교황청이 금년에 발행한 "가톨릭교회 교리문답"은 "16세기이후
발간된 가장 포괄적인 내용의 괄목할 만한 업적"이라고 평가하였다.

요한 바오로2세는 우리국민에게도 아주 친숙한 인물이다.

그는 10년전인 84년5월과 5년전인 98년 10월에 우리나라를 방문했었다.

그때 요한 바오로2세가 보인 행동거지는 세계 10억 가톨릭신자의 정신적
지도자로서의 품격을 실감케 하여 주었다.

그는 78년 10월에 교황으로 취임할 때부터 역대 다른 교황과는 이색적인
면이 많았다.

우선 그는 당시 동구권에 속해 있던 폴란드 출신의 추기경이었고 철학도
문학도 그리고 스키와 커누를 즐기는 스포츠맨이었으며 극작가이고 또
연극배우였다는 다양한 전력을 지녔었다.

동구권붕괴의 기폭제라고도 할수 있는 폴란드 자유노조의 바웬사(현
대통령)도 만일 요한 바오로2세가 교황이 아니었드라면 그렇게 반체제
운동에 활기를 띠지 못했을 것이고 성공하지도 못했을 것이라는 평가마저
있을 정도이다.

또 요한 바오로2세는 가톨릭교회가 수세기에 걸쳐 종교의 이름으로
자행했던 반인권적 범죄들을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최하고 있다.

이같은 그의 입장은 가톨릭교회가 스페인의 이단심문 종교재판과
반유태주의확산및 2차 세계대전중의 유태인 대학살에 대한 침묵등
종교의 이름으로 저질러진 "과오와 방관"을 전면 시인해야 한다는
비판자들의 입장과 상통하는 것이다.

그러한 요한 바오로2세는 가톨릭교회의 전통교의는 확고하게 지키고
있다.

교회내부의 문제로는 사제의 결혼이나 여성사제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사회적인 문제로는 에이즈에서 안락사에 이르는 현대사회의
난제에 대해서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타임지가 연말마다 선정하는 "올해의 인물"에는 가끔 의외의 인물이
등장하기도 한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82년에 사람이 아닌 "컴퓨터"가 선정되어 있었다.

"올해의 인물"로 요한 바오로2세를 선정한데 대해서도 이견이 없지
않는 모양이다.

그러나 "현 세태"에서 그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의미는 결코
단순하지 않을 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