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자연농원은 수도권에 위치하면서 남녀노소 모두 즐겨 찾는 배움과
휴식의 장소임을 누구나 다 잘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그러나 지금의 용인자연농원이 존재하기까지 수많은 역군들이 흘린 땀의
결정체임을 아는 이가 얼마나 될까?

우리 석우회 회원들은 용인의 산지개발을 하기 위한 선발대로 당시(1971년
3월) 삼성그룹 산하 중앙일보사 개발국에 입사한 동기생들.

지금은 고인이 된 이병철회장의 명을 받아 문자 그대로 황무지와 잡목
투성이였던 버려진 땅 4백50만평을 지금의 용인자연농원으로 만들기 위해
투입되었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산골 농가에서 우리는 4~5명씩 합숙을 하며 유배나
다름없는 생활을 했다.

에피소드도 많았다.

양말과 속옷을 빨기가 귀찮은 나머지 빨래줄에 널려있던 동료의 것을 슬쩍
(?)해서 입어 지금도 입에 오르내리는 회원이 있는가 하면 몸보신 한다고
뱀을 잡다 손가락을 물려 한바탕 소동을 벌렸던 회원, 산속에서 회원이
위경련을 일으켜 업고 뛰던 일, 어여쁜 동네 처녀와의 심심찮은 스캔들
등등.

지금도 만나면 한바탕 배꼽을 잡는다.

이처럼 끈끈하게 엮어져 20년이 넘도록 만나고 있는 우리 모임은 용인자연
농원입사 1기를 자부하며 지금은 서로 떨어져 있어도 1년에 분기별 4번은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으며 회원 12가족의 대.소사에도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다.

남자들만의 모임에 시샘이 있었던지 10여년전부터는 마나님(부인)들의
극성(?)으로 부부동반 참석이 철칙이 되고 있다.

회원을 소개하면 필자를 비롯해 지금고 삼성에 근무하는 삼성반도체의
박재철, 제일합섬의 이관용 그리고 삼오종합개발의 권병성, 용인에서
연세안경원을 경영하는 권영기, 수원에서 제과점을 경영하는 김종용,
춘천컨트리클럽 유수근, 골드컨트리클럽의 이경희, 크럽700컨트리클럽의
이종수, 경기컨트리클럽의 이종국, 용인소재 왕자사진관을 경영하는
유희형, 현재 사업 종목을 바꿔 재기에 도전중인 김해조등.

모두가 바쁜 생활임에도 불구하고 모임이 있는 날은 만사 제쳐놓고 23년
우리로 다시 만난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