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은 11일 오전 리잘공원에서 필리핀의 독립영웅 호세 리잘을
기리기 위해 세운 리잘기념탑에 헌화한뒤 승용차편으로 숙소인 마닐라호텔
에서 북동쪽으로 약 3km 떨어진 말라카낭궁으로 이동해 피델 라모스 필리핀
대통령과 예정시간보다 45분간을 넘긴 약 1시간35분간 단독정상회담에 돌입.

라모스대통령은 이날 오전에 있었던 김대통령과의 조깅과 농구를 언급
하면서 "오늘 오전 각하와 농구할 때 공을 서로 주고 받으면서 한 골씩
넣었는데 이는 한국과 필리핀의 협력정신과 팀플레이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

이에 김대통령은 "필리핀에는 시골의 국민학생들까지 농구가 보급되는
등 농구열기이 높은데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답했으며 라모스대통령은
"한국의 신동파선수는 필리핀에서 매우 유명한 선수"라고 언급.

단독회담이 예정보다 45분 늦게 끝나는 바람에 확대회담도 순연됐는데
회담 시작에 앞서 김대통령은 "단독회담에서 이미 충분한 얘기를 했다"면서
예정시간을 넘겨 진행된 단독회담에서 주요 현안들에 관해 입장조율이
사실상 매듭지어졌음을 시사.

<>.이날 낮 필리핀 상공회의소(PCCI)주최로 마닐라호텔 만당고룸에서
개최된 대통령초청 오찬은 우리측에서 수행기업인 22명 현지상사대표 40명
등과 3백여명의 필리핀 상공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

실내악단이 연주하는 우리 가곡 "선구자"가 은은히 울려퍼지는 가운데
12시40분께 입장한 김대통령은 몬테테그로 필리핀상의회장의 안내로
가릴라오농지개혁부장관, 판릴리오 한필리핀경협회장, 김시중과기처장관
등과 함께 헤드테이블에 참석.

몬테네그로 필린핀상의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작년도에 한국은 필리핀의
제4위 투자국이었다"며 특히 대우 현대 금성사등이 새로운 프로젝트에
참여해 주었음을 강조.

오찬을 마친후 답사에 나선 김대통령이 "민주화 과정에서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한국과 필리핀은 이제 경제발전 과정에서도 긴밀한 동반자"라고
말하자 참석자들은 열열한 박수로 호응.

김대통령은 "우리기업들은 필리핀을 유력한 협력파트너로 생각하고 있다"며
"필리핀상공인들은 한국기업들과 힘을 모으라"고 독려하기도.

이어 "필리핀이 경제개발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필리핀2000''정책이 반드시
성공할 것임을 확신한다"며 양국 경제인들간의 돈독한 협력을 위한 건배를
제의.

연설을 마친후 김대통령은 연단에 선채로 몇가지 질문을 받았는데 답변을
통해 "경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업 근로자 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함"을
특히 강조.

<>.필리핀방문 이틀째를 맞은 김영삼대통령은 이날 새벽6시(현지시간)
말라카낭궁 인근 대통령 경호사령부에서 라모스 필리핀대통령과 구내골프장
주변로 5백m를 다섯바퀴돌며 "조깅외교"를 전개.

라모스대통령은 김대통령이 20여년이상 새벽조깅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이날새벽 5시50분께 미리 조깅코스에 나와 김대통령을 영접하고 특별히 함께
새벽운동을 하는등 우의를 과시.

김대통령은 평소 속도로 다섯바퀴 뛰었으나 라모스대통령은 평소 조깅을
하지 않아 다섯바퀴가 다소 무리였던지 한바퀴돌고 한바퀴 쉬는 방식으로
조깅에 동참.

그러나 김대통령은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양국의 우의를 위해서
이만치에서 조깅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해 폭소와 박수가 함께
어우러지기도.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