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교량)의역사는 유사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시의 다리는 등나무덩굴이나 담쟁이덩굴등을 사용한 현수교로 시작
되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으며 그뒤 석재를 사용한 아치교가 생겼으리라
생각된다.

아치석교의 원리는 에트러스키인이 최초로 이용하기 시작하여 고대
로마인에게 전해졌고 BC244년께에 페르시아인에게 전해진 다음 비단길을
통하여 중국을 경유,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 기록에 나타난 최초의 다리는 413년에 완공된 평양주대교로 그
위치는 알수 없으나 당시로서는 상당히 대대적인 공사로 진행되었던
것 같다.

또 최초의 석조아치교는 750년께 김대성이 불국사를 중창할때 조성한
청운교 백운교이다.

그후 고려시대의 선죽교 조선시대의 전곶교(전관교)등이 대표적인
돌다리라고 할수 있다.

국내 최초의 근대 교량은 한강철교가 1900년에 서양인 기술자에 의하여
가설되었고 제1한강교는 17년에 역시 서양인에 의하여 구교부분이 가설
되었다.

그후 36년에 광진교가 완성된뒤 양화대교가 착공된 62년까지 한강교량의
공사는 없었다.

한강에 다시 다리를 놓기 시작한것은 서울인구가 급팽창하고 강남지역이
개발되면서 종래의 교량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할수 없게 되었기 때문
이었다.

현재 한강에는 모두 15개의 다리가 있다.

준공된 순으로 살펴보면 한남대교(69년) 마포대교(70년) 잠실대교(72년)
영동대교(73년) 천호대교(76년) 반포대교(76년) 성수대교(79년) 성산대교
(80년) 원효대교(81년) 동작대교(84년) 동호대교(84년) 올림픽대교(89년)
등이다.

이번에 붕괴된 성수대교는 준공된지 불과 15년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같은 참상을 빚게된 원인은 무엇일까.

한강다리의 역사를 보면서 이상하게 생각되는 것은 교량공사는 교량공학
의 진보로 장대한 교량을 실현할수 있을뿐 아니라 자유로운 형태와 안전성
을 확보하게 되어 있는데도 우리의 다리는 안정성에 관한한 그 반대라는
사실이다.

공사중이던 팔당대교가 91년3월에 붕괴되었고 신행주대교는 92년7월에
붕괴된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해외공사에서는 그렇게 훌륭하게 공사를 하면서도 국내공사에서는
어째서 부실공사가 자행되는가.

그 해답은 간단하다. 공사비의 상당부분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성수대교의 붕괴는 다리의 붕괴라는 사실이상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여야 할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