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손꼽히는 모백화점의 세일기간에 필요한 물건을 사러 갔다가
정상급이라고들 하는 이 백화점에서 조차 대고객 서비스가 아직까지
멀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덩치가 제법 큰 물건이라 당연히 배달서비스가 따라야 하는데도 필자가
몇번씩 물어보고 요청해야 마지못해 배달요청 양식을 갖고 왔는가 하면,
자기들끼리 웃고 장난치느라 딴전을 피우기 일수였다.

이 백화점의 매출액이 요즘들어 떨어지면서 영업실적도 경쟁사에 비해
점차 위축되는 이유를 알수 있을것 같았다.

맛있다고 소문난 향토음식점에 가면 거의 대부분 불친절을 겪게 된다.

마치 당신 아니라도 찾아 올 손님은 많으니 불만스럽다고 생각하면
않아도 괜찮다는 장사 심리가 나타난 것일게다.

이러한 불친절을 마치 유명음식점의 특권인양 하고,고객들도 당연시
여기는 풍조도 있다.

과거 우리나라 경제가 아직 궤도에 제대로 진입하지 못했을 당시는
상품생산이 원활하지 못해 품질이 썩 좋지않은 상품이더라도 소비자들은
그 상품을 살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고객위주의 서비스정신 없이는 치열한 판매경젱
에서 이겨나갈수 없다.

판매패턴이 독점에서 경쟁체제로,보호에서 개방으로 바뀌면서 시장구조도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업 역시 이러한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관주도의 할당배분정책이 주류를 이루었던 국내 통신사업은 이제는
다수의 사업자가 참여하는 민주도의 서비스경쟁사업으로 바뀌고 있다.

소비자위주의 개념을 도입했던 "고객은 왕"이라는 구호의 의미는 이미
오래전에 퇴색했고 최근에는 "고객감동의 경영"이라는 신조어가
실물경제 각분야에 확산보급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우리의 풍토에서는 진정한 고객 서비스정신이 부족
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값싸고 좋은 제품만이 경쟁력을 높이는게 아니라 서비스정신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주요한 요소로 등장했다.

자신 있는 사람, 경쟁력 있는 기업, 부강한 나라의 친절과 서비스는
참으로 아름답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