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법은 곧 허사문법"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허사가 한문독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일반적으로 한문이 어렵다고 여기는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도 자전적인
의미를 갖고 있지 않은 허사의 용법을 잘 이해하지 못한데있다고 한다.

자전을 찾으면 곧 뜻을 알 수 있는 실사와는 달리 허사는 문장안에서
부사,접속사,전치사,감탄사,조사등 다양한 기능어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같이 한문독해를 미로찾기로 만드는 허사의 용례를 집대성한 사전이
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소장 한문학자 김원중씨가 7백30여개 허사의
용법을 시대순으로 엮은 "허사사전"(현암사간)이 화제의 책.

이 사전은 크게 세가지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먼자 각각의 허사를 같은
문법적 테두리로 분류한 뒤 동일한 용도의 허사가 쓰인 예문을 시대순으로
열거했다.

아울러 허사이면서 실사의 의미도 갖는 단어에 대해서는 참고란에서
이들을 대조.분석해 고전을 대할 때 생길 수 있는 오류의 가능성을
최소화하도록 배려했다.

또 독자들이 원하는 단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허사를 한어병음순
(알파벳순)이 아닌 가나다순으로 배열했다.

지난 89년 6백90여개의 허사에 대한 자료를 모아 초판을 낸 바 있는김씨는
"다독과 암기에 의해 문리를 키워왔던 전통적인 한문교육법은 지금 더이상
의미가 없다"며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학습을 위해 이 책을 냈다고 밝혔다.

김씨는 또 박지원의 "열하일기"김만중의 "서포만필"등 선조들의 주옥같은
작품들에 나오는 허사의 쓰임을 다루지 못해 아쉽다며 다음 개정판에서
이를 반영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