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과 지하철의 지연운행이 강행된 23일 오후 출근길에 제때에
열차나 지하철을 타지 못해 큰 불편을 겪었던 시민들은 퇴근하느라 또 한번
의 "전쟁"을 치뤄야 했다.

특히 이날 열차 파업에 이어 서울 지하철노조도 24일부터 전면파업을 결정
하는등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기미를 보이자 시민들은 한결같이 무책임한
노조측의 처사를 비난하면서도 또다른 당사자인 정부가 신속하게 나서 사태
해결방안을 내놓을 것을 절박한 심정으로 기대했다.

이날 오후 철도청 소속 전동차가 운행중단에 들어간 수도권 전철의 열차
운행간격이 평소 3~4분에서 10~20분으로 늘어나는등 퇴근길 주요 교통수단이
막히자 인천, 부천, 수원등 경인지역으로 빠지는 지역에서 택시나 버스를
잡으려는 시민들로 엄청난 혼잡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택시기사들은 부평에서 서울역까지 1인당 1만5천~3만원,
청량리역에서 춘천까지 2만~5만원씩의 바가지요금을 받고 승객을 태우는등
불법영업행위까지 해 시민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시민들은 이같은 출퇴근 고통이 일시적인 것이 되길 바라고 있으나 장기화
될 경우 노사양측이 모두 국민들에게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
했다.

<>.이날 오후에도 철도파업으로 평소 열차운행량의 20%정도만이 비상열차로
운행되고 있는 가운데 각 철도역에서는 미리 표를 예매했던 시민들이 몰려와
환불을하거나 비상열차편으로 표를 교환하는 소동이 계속됐다.

노조측의 무책임한 처사에 분노한 일부 시민들은 철도 종사원들이 자기
권리를 찾기 위해 파업을 하듯이 시민들도 자기 권리를 찾아야 한다며 이날
오후 늦게까지 역무원들에게 거칠게 항의하는 사태가 이어졌다.

이날 영등포역에서 오전 10시 43분 통일호 열차로 전주에 내려갈 예정
이었던 장순남씨(68.여.서울 관악구 봉천7동)는 "일단 표를 팔았으면 좌석이
있든 없든 목적지까지 손님들을 데려다 주어야 한다"며 항의, 영등포역
직원이 자신의 돈을 추가로 보태 오후 1시 43분 무궁화호 비상열차를 타고
전주까지 내려갈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열차운행이 거의 마비된 이날 오후 4시 현재 철도청의 임시운행
계획에 따라 이날 하루 마련된 하행선 27편중 경부선 등 5개선 18편의
열차가 운행돼 모두 3천6백여명의 시민이 예정대로 목적지로 떠났으며 이날
오후 2시 현재 5천2백여명이 승차권을 환불.

서울역의 한 관계자는 "승차권 환불과정에서 승객들의 별다른 항의나
소란이 없는 것 등에 비춰볼 때 시민의식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고
한마디.

<>.성북역과 의정부역에서 출발한 전동차가 수원과 인천행으로 갈라지는
구로역에서는 평소 퇴근시간대에 1만여명의 승객들이 몰리는 점을 감안,
이날 오후부터퇴근시간대의 질서유지등을 위한 대책을 마련했으나 혼란을
막기에는 역부족.

이날 구로역에는 인천행 전동차는 20분간격, 수원행은 30분간격으로 운행
됐는데 이런 운행간격으로 인해 역사안에는 발을 들여놓을 틈이 없이 큰
혼잡을 빚었다.

오후 10시께 김중덕구로역장(47)은 "열차를 타려는 승객이 평소의 30%
정도로 격감해 역구내는 비교적 한산했으나 오후 6시 30분부터 9시까지
퇴근시간에 가장 붐볐다"면서 "구로역 청원경찰과 공원직원 30여명을
매표소주변등 대합실에 배치하고 지나치게 복잡할 경우 경찰병력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설명.

<>.열차 운행이 중단된 경춘선의 경우 이날 오후6시55분 성북역을 출발하는
비둘기호 열차 1대만 운행을 하는 바람에 가평, 춘천지역등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퇴근을하지 못한채 다른 교통수단을 강구하느라 우왕좌왕하는
모습.

이밖에 안동, 원주등으로 떠나는 중앙, 태백선의 경우 이날 오후6시와
7시에 각각 1대만 비상열차로 운행되기에 이 지역으로 떠날 손님들이 급히
강남고속버스터미널로 발길을 돌렸다.

그러나 이같은 혼란에 편승, 춘천,수원,인천등 수도권지역까지 운행하는
일부 총알택시운전사들이 평소요금의 곱절이상을 요구하거나 아예 승차를
거부하는 바람에 아예 퇴근을 포기하고 서울 친척집등으로 발길을 돌리는
모습도.

<>.성북에서 의정부까지 운행되는 국철 전철구간의 경우 평소 퇴근시간인
오후6-7시 사이에는 7-8분 간격으로 운행됐으나 기관사들의 파업으로
30-40분 간격으로운행되는 바람에 이 지역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콩나물
시루같은 전철속에서 퇴근하는 고통을 겪었다.

이에따라 많은 시민들이 서울 종로5가에서 출발하는 의정부행 시내버스와
좌석버스로 몰리는 바람에 버스도 초만원사태를 빚었으며 아예 초저녁부터
대중교통수단이용을 포기한채 총알택시를 합승해 퇴근을 서두르는 모습.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서울 성동구 용답동 군자차량기지 교육원에서
시작된 지하철공사의 마지막 임급교섭은 양측이 종전의 입장을 계속
고수함에 따라 30분만에 정회하고 실무소위를 구성, 3시50분부터 다시
협상중이나 여전히 난항.

한진희지하철 공사 사장은 본교섭에서는 서로 강경입장을 펴고 있어
협상에 진척이 없기 때문에 실무소위를 통해 협상에 기술적인 운영의 묘를
살리기 위해 실무소위를 구성하게 됐다고 그 배경을 설명.

공사측의 장영수 총무부장과 노조측의 이경수 사무국장이 각각 대표로
구성된 4명씩의 실무소위는 3시10분부터 다시 협상에 들어갔으나 여전히
타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형편.

<>.한편 김연환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측 교섭대표들이 2시께 협상장소인
교육관 3층에 들어서자 쉬고 있던 교육생 1백여명은 환호로 노조측 대표를
격려했고 일부교육생들은 회담장소를 기웃거리며 회담진행에 지대한 관심을
표명.

제17기 전동차반 학생장 유순종씨(32)는 "일부 조합원들이 전기협 사태를
이유로 지하철이 파업에 나서는 것을 반대하고 있으나 대부분 노조의 결정을
지지하고 있다"며 "힘이 없는 사람끼리 뭉쳐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한마디.

<>.서울 강남구 반포동 강남고속버스터미널은 이날 오후부터 각 기차역에서
발길을 돌린 승객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일부 구간은 표가 매진되는등 혼잡을
빚었다.

평소 좌석의 절반이상이 비던 대구이남 경부선 장거리 노선의 경우 오후
3시가 넘어서면서 우등고속버스와 일반고속버스의 좌석이 매진돼 승객들이
1시간 30분이상 기다리는등 불편을 겪었다.

고속버스터미널 운영과 정환석씨(410는 "대구이남 경부선의 경우 오후 3시
현재 2시간이상 기다려야 할만큼 승객들이 몰려들고 있다"면서 "평균 하루
하루 이용객의 30% 정도가 증가, 오후 6시가 넘으면 당일표가 완전 매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부선측은 철도파업이 장기되고 주말이 되면 이용승객수가 급격히 증가,
극도의 혼잡을 빚을 것으로 보고 예매 현황에 맞춰 임시차 3백여대를
준비해 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