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경제에서는 당연히 개별경제주체들의 행동패턴이 우리나라와 다르다.
우선 "기업들의 태도가 다르다. 정치.경제체제가 자유스럽고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나 간섭 또한 적기때문에 자기책임의식이 강하다.

국제화되는 과정에서 기득권도 상실되어 가므로 경쟁격화.활발한 제휴등이
두드러진다. 법규 또한 수시로 적기에 현실적 여건에 맞게 개정되는 관계로
굳이 법규위반해서라도 돈을 벌어야 되겠다는 생각보다는 그로 인한 위험을
더 크게 생각한다.

정경유착 레베이트 뇌물은 매우 예외적이기 때문에 세법상 기부접대비한도
도 우리나라보다 낮은게 대부분이다.

또 건설공사하면서 도로를 점용하고 이웃집에 균열이 일어나도록 하는 예는
상상하기 힘들다.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판단되면 장사하기는 틀렸다.

여론이 끈질기게 강력한 처벌을 원하기 때문이다. 뒷돈으로 문제해결하느니
차라리 떳떳하게 세금을 더내고 보다 나은 행정서비스를 받겠다는 생각이
합리적이다.

지방화시대가 동시에 진행되므로 지방정부와의 관계개선에도 관심이 높다.
만일 모든것이 여의치 않으면 보다 나은 기업환경이 제공되는 다른 지방이나
다른 나라로 쉽게 옮겨간다.

선진경제에서는 "기업끼리의 관계"도 변한다. 과거의 묵은 감정이 앞서는게
아니라 현재 또는 미래의 이익이 된다면 과거의 적과도 기꺼이 제휴하고,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하는 대기업간에는 어떤 분야에서는 경쟁자로, 다른
분야에서는 제휴자로 동시에 존재하는 경우도 많다.

과거와 달리 기업끼지 자율적으로 질서를 만들고 강제하기 때문에 정부등
외부개입이 줄어들 뿐아니라 전문화와 제휴.협력으로 시장은 매우 탄력적
이다.

산업구조조정도 스스로 추진하지 정부의 도율을 요청하는 일은 별로 없다.
기업계내부에서 신용은 얻지 못하면 어디에도 발붙일 곳이 없다.

둘째 "소비자들의 태도"가 달라진다. 자기권리 찾는 일에 매우 능동적이고
상품관련한 정보에 목말라 한다. 철저한 사전확인후 상품의 가격.품질.기타
조건을 흥분히 비교한뒤 구매하는데, 그나마 잘못되었다고 생각될때는
격렬한 소비자불매운동이라도 전개한다.

무섭고 까다로운 소비자의 시대이다. 또한 소비자들은 가격과 품질에 더욱
민감해진다.

비교대상이 많아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소득이 높아진 시대는 소비자가
모두 까다로워지는 감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한국처럼 소형차.중형차.대형차의 가격차이에 아랑곳 하지않고 안전도를
구별하지 않고 과시용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빈도는 훨씬 감소한다.

그들이 품질을 중시하고 수요가 고급화.다양화되는 주된 이유는 물건이나
서비스의 한계효용이 그만큼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에서도 한우와 수입쇠고기를 혼용판매하거나 수입
농산물을 위장판매하는 행위, 1년내내 위장된 바겐세일하는 관행들이 시정
되지 않으면 언젠가 한번 큰 일이 벌어질수도 있을 것이다.

그때는 한국경제가 선진국경제화하는 시기일 것이다.

셋째 "근로자들의 태도"역시 다르다. 맞벌이 부부가 많기 때문에 남녀가
가사를 분담하는게 정상적이고 자주 외식을 하고 인스탄트식품을 선호한다.

핵가족을 겨냥한 주택공급이나 육아시설이 늘어난다. 부부 별산제나 이혼
문제가 보편화될수 밖에 없다. 여성들에게 가정생활은 과거보다 헌신적이지
않겠지만 직장생활은 매우 중시된다.

근무시간중 개인일 보는 것이 용납되지 않으며 작업시작전에 모든 준비를
완료하고 정해진 시간만큼은 철저히 일한다.

그대신 일과 여가는 분명히 구분하며 노동시간의 단축을 요구한다. 모든
시간이 동일하다는 직선적 가치관은 퇴색하고 아침의 한시간과 저녁의
한시간은 다른 가치를 가질수 있을뿐 아니라 같은 시간이라도 사람마다
별도의 가치를 가질수 있다는 사고방식으로 변한다.

변형근로제도 파트타임근무제 재택근무제 재량근무제등 다양한 형태의
노동공급방식이 활용된다. 근로자들은 직장에 대한 충성심은 크지 않고
기업들도 그들에게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근로자들이 일을 따라 움직이는데 맞춰서 기업들도 자기가 좋아하는
전문직업인 고용과 임시고용의 비중을 높인다.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의 개념에서는 일은 철저히 하고 대가도 제대로
받는다. 실업이 될망정 싼값으로 노동력을 제공하려 하지를 않는다.

실업보험으로 기본생활을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선진국에서 일반
생활인은 고달픈 편에 속한다. 계약문화이기 때문에 영수증을 제대로
챙기지 않으면 보험 금융 세금등 엉뚱한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아진다.

사소한 분쟁해결에도 변호사같은 전문인이 개입해서 수수료를 챙겨간다.
친구들과 어울릴 경우라도 제각기 자기몫을 지불하는 소위 "Dutch Pay"가
주류를 이루고, 월급날은 빈 주머니일 경우가 많다.

많은 세금 보험료 신용카드 대금결제 연금기여금 납부등 줄줄이 공제항목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모든 지출이 예정되어 있다.

한편 선진국살림은 규모가 있는 형태이므로 과시적 소비패텬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배추를 사도 쪼개고 갈라서 그램단위로 처리하고 휴가철
여행티켓도 언제, 어떤 여행사로 부터 사는게 유리한지 따지고 살핀다.

한국보다 몇 배의 소득을 올리는 국가라도 화장품 보석 골프채가 무조건
비싸야 잘 팔린다는 얘기는 없고 결혼식선물의 크기와 관혼상제의 규모에
체면을 거는 일은 더구나 없다.

수수하게 차려입은 백만장자가 수두룩하다. 졸부나 영화배우와 진짜 부자는
외형과 행동에서 구별되기를 원한다.

좁은 국토와 부족한 도로에서 중행차 이상에만 수요가 몰리는 한국,
비싼돈 주고 산 음식을 예사로 남기는 한국, 남이 사면 나도 사보자는
한국의 소비패턴은 분명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전에 고쳐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