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쟁력우위는 앞으로 당분간 계속 유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그 이유는 미기업들이 21세기를 지배할 컴퓨터 통신등
첨단산업에서 경쟁국보다 기술혁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불과 5~6년전만해도 첨단기술이 일본에 의해 지배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일본은 경기침체와 이에따른 일기업들의 수지악화로 이에대한 투자가 저조,
미국에 비해 한걸음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예를들어 히타치 도시바 NEC등 과거 전자업계를 지배했던 일본기업들이
이제는 급변하는 기술혁신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반면 인텔이나
마이크로 소프트사등 미기업들은 소프트웨어 레이저프린트 컴퓨터네트워크
등 소위 컴퓨터혁명을 선도하는 대표적인 기업이 되고있다. 미국이 지난해
1천1백58억달러에 달하는 무역적자를 기록했지만 첨단산업에 있어서는
2백70억달러의 흑자를 보인데서 그 저력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이 일본이나 독일에 비해 경쟁력을 급속히 회복하고 있는데는 경쟁국에
비해 자유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부의 보호를 받는 일본이나 독일식 자본주의보다는 자유경쟁을 선호하는
미국식 자본주의가 결국 오늘날의 미기업들 체질을 강화시켰다는 지적이다.
예를들어 유럽의 자동차메이커들은 정부보호아래 인원감축등의 뼈아픈 경영
혁신을 하지 않은 반면 미국은 이러한 경쟁에 치열하게 적응했다는 것이다.
그결과 유럽자동차메이커들이 사양길을 걷고 있는데 반해 미기업들은 경영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다시 확보할수 있게 됐다는 지적이다. 지난 10년간
미기업들이 해고한 근로자들은 2백만명으로 매년 근로자 10명중 한명이
해고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미기업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는데는 엔고효과도 무시할수 없다. 특히
자동차산업의 경우가 그렇다. 미자동차시장에서 빅3의 시장점유율이 지난
2년간 3%포인트 상승, 73%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반면 일본메이커의
점유율이 3%포인트정도 떨어진데는 엔고로 인해 일본자동차의 가격이
1천5백~2천달러씩 올라간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미제자동차의 품질이
그동안 크게 개선됐지만 여전히 품질면에서는 일본자동차들이 우위를 보이고
있어 엔고덕을 톡톡히 보고있다. 매킨지사의 자동차컨설턴트인 글렌 머서씨
는 달러가치가 엔화에 대해 15%정도 상승한다면 일본자동차들이 경쟁력에서
다시 우위를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미기업들의 경쟁력이 회복되면서 나타나고 있는 두드러진 현상은
세계시장에서 미국의 수출비중이 늘고 있다는 것. 지난 85년이래 미국의
수출은 연평균9%의 증가를 보이고 있는데 반해 일본은 6.6% 독일은 4.2%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세계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80년대중반만 하더라도 10%로 전후 최저수준을 보였으나 이제는 14%로
계속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80년대중반 15%정도에 달하던 독일이 10%
정도에 그치고 10~11%를 유지하던 일본이 8~9%로 떨어지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 91년을 분기점으로 세계최대의 수출국이 독일에서 미국
으로 전환된이래 양국간의 시장점유율격차는 점차 벌어지고 있다.

미국의 수출이 이처럼 크게 늘고 있지만 막대한 무역적자는 여전히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있다. 막대한 무역적자를 고려할때 미국의 산업경쟁력을
과연 세계정상의 위치로 볼수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미국의 산업구조와 사회구조를 따져볼때 경쟁력과는 커다란 상관관계가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우선 미국의 사회구조가 소비위주의 사회라는 것이다. 생산한 것보다 더
쓰고있기 때문에 무역적자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저축률은 GDP의 12.4%로 일본의 33.7%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일본이나
독일등 경쟁국에서 수입하지 않더라도 다른 나라에서 수입할수 밖에 없는게
미국의 현실이다.

또 미국경제에서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서비스부문의 교역을 고려하면
무역적자가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해 미국의 서비스부문무역수지
는 5백57억달러 흑자로 오는2000년께 서비스부문흑자는 배에 이를 것으로
레먼 브라더스사의 이코노미스트 앨런 시나이는 내다보고 있다. 서비스부문
까지를 합한 미국의 경상적자는 지난 87년GDP의 3.7%에서 지난해에는 1.7%로
떨어져 내용면에서 커다란 개선을 보이고 있다.

국제경제연구소의 윌리엄 클라인박사는 일본이나 유럽의 경제가 회복되면
무역적자는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경상적자가 GDP의 1%만 되면 미국
경제에 커다란 부담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첨단산업이나 서비스산업등 미산업구조에서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부문이
흑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미경제의 장래를 좌우하는 경쟁력을 단순한
무역적자로 판단할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80년대후반이후 지난5년간 진행된 미기업들의 경영혁신노력과 현장중심의
품질 개선노력, 노동생산성제고, 차세대 첨단산업에서의 기술우위등이 높은
경제성장률과 어우러져 미국의 경쟁력을 급속히 회복시키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최완수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