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암은 항상 노력하고 탐구하는 자세로 작업에 임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중에는 뭔가 새로운 사실과 내용을 시도한 것이 많습니다. 이번 전시회
가 고암의 예술이 고국에서 제대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읍니다"

29일~6월19일 서울 호암갤러리(771-2382)에서 열리는 "고암 이응로5주기
추모전" 참석차 프랑스 파리에서 26년만에 일시귀국한 고 이응노화백
(1904~89) 부인 박인경씨(68)는 "고국에서 남편의 추모전을 갖게돼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화여대미대 제1회졸업생으로 현재 파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씨는
"파리에는 현재 이화백의 친구들로 이뤄진 고암후원회가 결성돼 있고
스위스에는 고암재단법인이 있다"면서 "이들의 도움으로 파리근교에 건립중
인 고암미술관이 거의 완공단계"라고 말했다.

이번전시회의 출품작은 1백4점. 58년 고암이 파리로 건너간 후부터 작고
하기전까지 30년간의 작품들로 모두 박씨가 소장해온 것들이다.

"한국애호가들이 보지 못했던 작품들이대부분일 것입니다. 이화백께서
생전에 "절대 팔지말라"는 것들이지요. 연구와 수정을 거듭하면서
만들어간, 이화백의솔직한 성품이 그대로 드러난 작품들입니다"

박씨는 "작품의 완성도 중요하지만 만들어가는 과정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면서 "고암자신도 완성작보다는 시도작을 더 아꼈다"고 전했다. 박씨는
동백림사건과 백건우 윤정희부부의 납치사건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면서 "남편은 남북통일과 민주주의를 간절하게 소망했으며 시간이
갈수록 이같은 바람은 좋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는 전시회개막식에 참가한후 29일 출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