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까지만해도 나는 퍼팅을 하기전에 꼭 볼에서 홀컵까지의 거리를
보폭으로 재여서 측정하곤했다. 그런데 어느날 그런 내모습을 본 코치의
표정이 매우 못마땅하다는 듯 일그러졌다. 물론 내행동은 보폭을 재어봄
으로서 거리감을 느끼려 한것이고 또 다음번 퍼팅을 위한 구체적 정보를
갖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코치는 나의 그러한 행위가 아주 어리석은 짓이라고 지적했다.
언제나 변화무쌍한 것이 골프의 특징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자주 변화되는
상황에 단지 공간의 길이만을 재는 보폭의 수치만으로 퍼팅을 한다는 것은
더 세심하고 구체적인 요소들을 고려치 않은 단순한 행위라는 것이다.

운동을 측정하는 척도 중에 거리감각을 알아내기 위한 방법이 있다.
이를테면 농구선구가 슛을 하는 동작과 어렸을때 하던 구슬치기 동작
그리고 조금 떨어진 곳의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던지는 동작들이 모두
기리감각을 측정할수 있는 행위들이다.

농구선수는 슛을 할때 거리를 정확히 확인한후에 슛을 하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본 거리감각과 팔의 감각만으로 슛을 하는 것이다.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버리려고 거리를 가늠하고 난 후에 던진 경우보다는 쓰레기등을
발견하고 무작정 던진 쓰레기가 더 정확히 골인되는 경우가 바로 "감각"만
으로 행해지는 동작이다. 운동에서의 동작이란 눈으로 보고 뇌로 전달해서
운동신경으로 다시 전달되어 근육이 운동을 하는 의식적인 행위가 아니라,
무의식적인 느낌만으로 하는 아주 감각적인 동작인 것이다.

바로 골프에서 퍼팅도 농구의 슛과 같이 "느껴서 하는 퍼팅"이 더 홀인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퍼팅을 하는 방법이야 손목을 이용하거나 어깨를 흔들어주는등 사람마다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거리감만 좋은 본능에 맡기고 그 자연스런
감각만으로 퍼팅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