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라운드 협상 타결과 대학입시제도의 변화 등 `학원 시장''의 여
건이 급격히 달라지면서 국내 학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외국계 학원의 진출에 대비해 학원들이 막대한 시설 투자를 통해 탈바꿈
하는가 하면 기존의 교과목 중심에서 벗어나 논리 등 새로운 분야를 가르
치는 학원도 생겨나고 있다.
서울 강남에서 최근 문을 연 과학.수학 전문 학원은 일선 학교에서도
보기 힘든 과학기자재들을 갖추고 실험위주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대표
적인 본보기이다.
이 학원은 60평 규모의 실험실.시청각실.실험준비실 등의 시설을 마련해
놓고 학생들이 직접 과학실험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비커 등 간단한 실험기구뿐 아니라 빛의 굴절 등을 관찰할 수 있는
레이저 발생장치, 광물의 성분을 분석하는 편광현미경 등 값비싼 실험장
비도 갖추고 있다.
참고서와 분필만으로 강의를 하는 일반 학원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것
이다.
이 학원은 웬만한 고등학교 실험실보다 좋은 이런 시설을 마련하기 위해
기자재 구입에만 학원 설립 비용의 10%가 넘는 3천만여원을 투자했다.
특히 이 학원은 실험교육을 할 경우 한 실험실에 학생이 16명을 넘지 않
도록 하고, 반드시 강사 2명 이상이 지도하도록 했다.
이 학원은 또 이런 실험실을 이용해 중.고생뿐 아니라 국민학생을 대상
으로 한 실험실습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서울대 공대 출신의 이 학원 원장 임아무개(38)는 현실이 안타까워 이런
학원을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마포구 망원동 논리학원은 이달초 국.영.수 과목을 가르치던데서 논리
를 교육하는 학원으로 새단장을 했다.
이 학원은 대학입시와 학교교육의 변화에 발맞춰 암기와 문제풀이에 그쳤
던 기존 학원들과 달리 학생들의 논리력과 사고력을 키우는 쪽으로 급선회
한 것이다.
이 학원에서는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논리학습 관련 책자들과 신문 사설
등을 학습교재로 재편성해 체계적인 논리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수업 또한 3~6명의 학생들이 둘러앉아 교재를 함께 읽고 서로 질문을 하
고 토론하며, 짧은 글까지 짓는 등 지금까지의 학원교육과는 다른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 학원 원장 강아무개(41)씨는 "낱낱의 지식을 암기하는 것보다 전체를
볼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하다"면서"입시제도의 변화에 따라 학교교육이 정
상화되고 있는 만큼 학원들도 구태를 벗어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학원들의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아 학원시장 개방을 앞두고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 학원마저 현행 학원관계법에는 적당한 근거규정이 없어 각각 속셈
과 웅변학원으로 설립허가를 받은 형편이다.
임 원장은 "현행 법은 학원의 인가과목을 지나치게 축소해 좋은 시설의
전문학원이 설립돼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봉쇄하고 있다
"면서"이처럼 아무런 준비가 없는 상태에서 학원시장이 개방될 경우 국
내 학원들이 대부분 문을 닫는 위기에 몰리게 될 것"이라며 조속한 법정
비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