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정밀과학의 세계에서는 단 한치의 오차도 금물이다. 그러나
인간사에서 지금껏 통용되고 있는 각종 척도는 놀랄 정도로 허술한
데가 있다.

길이의 단위인 푸트(foot)는 임금님의 발 길이에서 유래됐다. 이를
12개로 쪼갠 단위가 인치(2. 54cm )다.

임금님에 따라 발의 크기가 다르고,또 같은 임금이라해도 오른발과 왼발의
길이가 자로 잰듯 같을 수는 없다. 표준척도로서 그 기본에 문제가 있다.

동력을 재는 단위인 마력은 말 한마리가 550파운드의 물체를 1초동안
1푸트 들어올리는 힘(745. 7W상당)을 기준으로 했다. 이는 실제 말
한마리가 끄는 힘과는 판이하다.

과학자들의 정밀계측에 따르면 체중 600kg 짜리 말은 24마력에 상당하는
1만8,000W의 힘을 낸다. 마력이 실제 말이 아닌 개념적인 말에 근거
하고 있음을 뜻한다.

1789년 프랑스혁명은 미터법 혁명도 함께 불러왔다. 1미터 는 지구의
한쪽 극에서 적도까지 거리의 1,000만분의 1로 정의됐다. 파리근교
세브레의 국제도량형국에 보관돼 있는 플라티늄-이리디움 막대가 그
전통적인 표준이었다. 이 미터원기 도 불신을 받아 요즘에는 1m는 빛이
2억9,979만2,458분의 1초동안 여행한거리 로 재정의되고 있다.

온도의 측정은 물을 기준삼아 물이 끓는 온도를 섭씨 100도,어는 온도를
0도로 정의해 왔다. 물의 속성이 아닌 분자이동으로 계측한 결과 물이
끓는 온도는 100도가 아니라 99. 97도임이 드러났다. 빙점도 물의 분자가
이동을 멈추는 온도, 즉 절대온도 개념으로 다시 정의되고 있다.

기존의 인간적 인 척도들이 앞으로 몇년사이에 양자역학의 난삽하고
어질어질한 언어들로 다시 정의될 모양이다. 1초가 마이크로웨이브의
충동으로세시움 원자가 91억9,263만1,770번 진동한 시간 으로 정의 되는
식이다.

물 1l의 무게에서 출발한 kg도 미립자세계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kg
은 무게가 아닌 질량(mass)으로 고쳐 정의되고 있다. 세브레에 보관중인
금속척도가 원자를 상실, 갈수록 질량감소를 일으킨다해서 원자의 숫자로
을 재정의하는 작업 또한 한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