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을 웃으며 봅시다"
초여름 연극무대에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코미디공연바람이
일고있다. 극단 성좌의 "알피"를 비롯,"침대소동"(세미)"누가누구?"
(민중극단)"국물있사옵니다"(연우무대)"미스터
매킨도,씨!"(작은신화)"등신과 머저리""바쁘다 바뻐"(하나)등 각종
코미디물이 최근 연극무대를 장식하며 관객들의 발길을 끌고있다.

이처럼 코미디물이 잇달아 연극무대에 올려지고있는것은 날씨가
무더워지면서 심각하고 무거운 내용의 연극보다는 한바탕 웃을수 있는
희극작품을 통해 피곤함과 무더위를 잊으려는 현대인들의
스트레스해소욕구를 반영하고 있는것으로 풀이된다.

연극평론가 김미도씨는"연극의 대중화라는 측면에서 코미디가 많이
공연되는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또 "과거에는 상업적측면에서 저급하게 만든 뒷골목연극이 많아
코미디의 인식이 좋지않았다"고 말하고 "앞으로 사회적모순을 마음껏
풍자하는 양질의 하이코미디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성좌소극장에서 공연중인 "알피"(빌 노턴작 박준용연출.7월31일까지)는
지난 63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되었을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작품으로
돈과여자를 힘들이지않고 얻는 재주를 지닌 주인공 바람둥이 알피가 결혼과
가정을 피해 달아나 독신주의의 완벽한 자유를 추구하려해도 결국
"인생이란 혼자서 살수 없는것"이라는 벽에 부딪친다는 것이 줄거리.

바람둥이의 모습을 통해 현대남녀의 색다른 도덕관을 파헤친 이코미디는
빠른 템포의 박진감넘치는 무대로 관객들로 하여금 폭소를 터뜨리게 한다.

"누가누구?"(마르크 카몰레티작
정진수연출.9일~7월18알.샘터파랑새극장)는 파리교외의 한 별장을 무대로
거미줄처럼 얽힌 5명의 남녀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이 빠르게 전개되는
코미디.

또 대학로의 코메디아트홀에서 공연중인 "침대소동"(존
체프만.레이큐니작박원경연출.8월31일까지)도 빗나간 성모럴을 코믹하게
꼬집어 현대사회의 단면을 투영하는 시추에이션 코미디극으로 3쌍의 남녀가
침대하나를 차지하려고 꾸미는 간계가 웃음을 자아낸다.

극단 하나의 "바쁘다 바뻐"(이길재작 연출.무기한공연.소극장 하나방)는
한 빈민가정을 중심으로 그집 식구들의 시각속에 비추어지는 우리사회의
여러단면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감각적.기회주의적으로 변해가는 요즈음 세태에서 과거 어려웠던
환경속에서도 따뜻한 가슴이 있었던 시대를 동경하며 각박한 현재를 풍자한
극이지만 코믹하게 구성돼 초연된지 7년째
3천5백여회공연,30여만관객동원을 기록할정도로 인기를 끌고있다.

극단 연우무대의 "해방후 문제작시리즈"세번째무대로 10일
연우소극장에서개막되는 "국물있사옵니다"(이근삼작
박원근연출.7월4일까지)는 한인간의 세속적인 출세기를 통해 60년대후반의
세태와 모순을 코믹하게 풍자한 작품.

이번공연은 주인공 상범(주진모)을 제외한 5명의 연기자들이 모두
1인2역을 맡아 다양한 개성을 보여주고 극적인 구성으로 장면마다 속도감과
경쾌함이 넘친다.

바탕골소극장에서 공연중인 "미스터
매킨도,씨!"(최용훈연출.28일까지)는정치와 사회에 대한 비판의 도구인
컴퓨터에 맞춰 사고하고 행동하는 매킨도씨라는 평범한 직장인을 통해
관료주의로 인한 폐해와 이에 따른 도덕적타락,인간소외등을 익살스러운
코미디기법으로 풍자한 연극이다.

<신재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