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너스. 엘지카드 등 재벌 계열 신용카드회사들이 회사채 발행규모를
크게 늘림에 따라 올들어 국내 카드회사들의 회사채 발행액이
5천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카드회사 발행 회사채(카드채)는 조달재원의 대부분이 소비성
자금으로 쓰여지는데다 공모사채와는 달리 발행제한 및 사후관리체제가
전혀 없어 채권시장의 질서 문란과 공모시장의 위축 등 각종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5일까지 신용카드회사들이
발행한 카드채는 30건, 4천6백60억원 규모로 지난해 동기의 26건,
4천1백50억원보다 다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위너스. 엘지카드 등 양대 재벌계열 신용카드사는 각각
2천2백10억원(11건)과 1천5백30억원(13건)씩 모두 3천7백40억원(24건)의
회사채를 발행, 전체 금액 및 건수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이들 두 회사가 8백억원(3건)과 9백억원(6건)씩
모두 1천7백억원(9건)의 회사채를 발행한 것에 비추어 2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반면 환은. 장은. 국민카드 등 은행계 카드회사들의 회사채 발행규모는
이 기간 중모두 9백20억원(6건)에 불과, 작년동기의 2천4백50억원(17건)에
비해 62%나 줄어 들었다.
이처럼 재벌계열 카드회사들의 회사채 발행규모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매년 매출규모 및 회원수는 크게 늘고 있으나 은행계 카드회사와는 달리
자체 수신기능이 없어 수수료 수입 이외에는 마땅한 자금조달원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카드회사들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증시에서 조달한 자금은
대부분 현금 서비스나 물품구매대금과 같은 소비. 향락성자금으로
흘러들어가고 있어 과소비조장 등의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공모사채 발행이 자금용도 및 발행기업의 업종과 규모 등을
따져 엄격한 심사가 이루어지고 있고 발행후에도 자금용도가 제대로
지켜졌는지를 관리하고 있는데 비해 카드회사가 발행한 회사채는
사모사채와 마찬가지로 이같은 절차를 밟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카드회사가 발행하는 회사채는 결과적으로 투신, 은행 등
회사채 인수기관들의 공모사채 인수여력을 축소시켜 산업자본 조달용
공모시장을 위축시키는 한편 채권시장의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증권업게의 한 관계자는 "증권당국이 무분별한 카드채 발행을
억제하기 위해 발행사와 인수주선을 책임지는 주간사로 하여금
발행계획서를 제출토록하는 한편 나름대로의 심사기준을 설정,
신용카드업법상 자기자본의 10배까지 발행할 수 있도록 돼있는
발행한도를 조정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