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속수무책이다.
지난달 25일에 이어서 이번에 600선이 재붕괴된 것이 아주 불길하다.
무엇보다 그 20여일동안의 증시회복노력이 무산되었다는 것이 실제로나
심리적으로나 결정적인 타격이다.
더욱이 오는 10월10일까지 이른바 깡통구좌를 일괄정리하기로 되어 있어서
요즘같은 분위기라면 앞으로 20여일은 아무도 주식을 사려들지 않는, 따라서
주가가 계속 떨어질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수재에 페르시아만사태, 그리고 추석자금과 신도시아파트 분양일정이
겹쳐서 600의 재붕괴 충격은 더욱 가속될 전망뿐이다.
증권당국은 애초에 10월10일이라는 시한을 어떤 근거에서 내놨는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지난 17일 600선 재붕괴에서 오는 10월10일까지는
우리 증시의 파국국면으로 기록될 것 같다.
시한을 두고 이른바 깡통구좌를 정리한다는 발상부터가 문제였지만 지금
그것을 따질 겨를이 아니다.
처음 600선이 붕괴될 때 일어났던 일반투자자들의 아우성도 이제는 체념
상태인 것 같다.
대신 이번에는 증권사나 투신의 부도위기가 가시화하면서 증시분위기가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
이제는 정부가 직접 증시문제를 떠안을 밖에 다른 방법이 없게되었다.
그것도 통상의 증시부양책이 모두 효력을 상실한 터여서 이제 남은 것은
기왕의 재정적인 방법이 아니라 정치적인 접근뿐이다.
만약 사태의 긴박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증시를 잠정폐쇄한다면 그것도
정치적인 결정일 것이다.
또 자본시장개방일정을 일부 조정해서 증시개방을 앞당긴다면 그것도
정치적인 것이다.
지난 12.12 부양조치당시 발권력을 동원해서라도 증시붕괴를 막겠다고 해서
논란이 있었지만 증시가 갖는 우리 경제에서의 우선순위자체를 조정하게 되면
그것을 정치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경제전망의 불투명에 대처해서 우리 경제정책이 당면한 가장
주요과제는 증시의 정상화다.
경제의 제반기초가 괜찮고 경기도 회복국면에 들어갔는데 증시만 예외적
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렇게 보는 관료가 있다면 우선 그 발상부터 전환해야 할 것이다.
앞에서 앞으로 20여일의 파국국면을 예상한다고 했거니와 지금부터라도
증시전면 붕괴가 경제전반에 새로이 몰고 올 폭풍을 막기위해서는 폭락
증시가 연착륙하는데 필요한 가능한 조치를 모두 동원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