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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 안주의 무한 재사용 실태가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좋은 사람들과의 술자리에 빠질 수 없는 맛있는 안주. 마른안주부터 시작해 고급 요리까지 종류도 다양한데, 요즘의 대세는 저렴한 가격에 무제한 안주를 제공한다는 무한리필 술집. 그런데, 술집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는 아르바이트생들이 충격적인 제보를 했다.

바로 손님이 먹다 남긴 안주를 재사용하고 있다는 것.

술집 안주 재탕의 실체 '충격'
소문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미각스캔들' 취재진이 서울, 경기도 일대의 술집들을 확인해본 결과 마른안주의 재사용은 기본이고, 손님상에 나갔던 남은 과일까지 화채와 샐러드에 재사용하고 있었다.

9곳 중 무려 4곳이나 안주를 재탕하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푸짐하고 먹음직스럽게 포장된 갖가지의 안주들. 겉모습처럼 만들어지는 과정도 제대로일까?

취재결과, 주방 안에서는 충격적인 모습들이 벌어지고 있었는데 버리기 아깝다는 이유로 폐유 수준의 기름에 닭을 튀기는가 하면,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재료를 사용하기도 했다. 지저분한 주방 바닥에서 음식재료를 다듬는가 하면 설거지하던 고무장갑으로 음식재료를 만지는 것도 서슴지 않았는데..위생불감증이 만연해 있는 술집 주방 안. 그 안에서는 갖가지 안주들이 비위생적으로 조리되고 있었다.

술집 안주 재탕의 실체 '충격'
손님들이 직접 먹는 안주들의 위생 상태는 괜찮은 것일까? 안주들을 수거해 검사기관에 의뢰한 결과, 안주들에서 기준치 이상의 세균과 대장균이 검출됐다.

이같은 안주 재탕의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09년 방송돼 충격을 줬던 MBC '불만제로'에서도 푸짐한 안주 속에 숨겨진 재탕 안주의 진실을 고발한 바 있다.

한 호프집 주방장이라는 제보자는 "과일은 그대로 놔뒀다가 씻어서 나가면 모르니까 거의 안버리고 다 쓴다."며 "호프집에서 마른 안주랑 과일 안주 시키는 사람은 머리가 나쁜 사람이다"이라고 충격적인 사실을 전했다.

술집 안주 재탕의 실체 '충격'
'불만제로' 제작진은 서울 시내 호프집 주방에서 재탕 안주를 만들어내는 현장을 카메라에 포착했다. 손님이 먹다 남긴 과일 안주의 경우 물에다가 한 번 세척한 뒤, 화채 또는 과일 샐러드로 변신했다.

재사용되는 것만큼 푸짐한 과일 안주들, 이들은 "남들이 먹다 남은 거니까 많이 주는 것"이라며 인심좋게(?) 과일을 수북하게 담아냈다. 물론 이 과일 역시 남들이 먹다 남긴 과일을 헹구기만 했다.

'불만제로' 제작진은 호프집에서 과일 안주를 주문해 곳곳에 'Z'를 새겨넣었다. 그리고 얼마 후 화채와 과일 샐러드를 추가 주문했다. 그 결과 곳곳에서 'Z'가 새겨진 과일 발견, 과일 안주 재사용이 눈으로 확인됐다. 같은 방법으로 서울 시내의 호프집에서 실험을 한 결과 10군데 중 무려 6군데서 과일 안주를 재사용하고 있었다.

술집 안주 재탕의 실체 '충격'
한 전문가는 "과일은 조금만 실온에 있더라도 미생물이 기하급수적으로 아주 빠르게 증식하게 된다"며 "만일 손님에게 제공된 과일이 다시 제공된다면 병원성 대장균 같은 각종 세균에 오염되었을 가능성도 무시할 순 없다"라고 경고했다.

과일뿐만 아니었다. 마른안주, 감자튀김, 치즈스틱 그리고 남은 생맥주까지 아껴도 너무 아끼는 재사용 현장 포착. 한 제보자는 "마른 안주의 경우 손님이 먹다 남긴 걸 자꾸 보태 놓으니까 유통기한이 지난 것도 수두룩하다"고 털어놨다.

남들이 먹다 남긴 튀김 안주는 다시 튀겨져 새로운 손님상에 버젓이 나간다. 한 호프집의 경우 "기름은 한 달에 한 번씩, 어쩔때는 한 달에 두 번 정도 갈아준다"고 밝혀 경악케 했다. 또 손님상에 나갔던 맥주를 따로 모아놓고, 신선한 생맥주와 모아두었던 맥주를 적당히 섞은 후 내놓는 곳까지 있었다.

한 인터넷 게시판에는 '사장님이 재탕을 강요해 일하기 괴롭다'는 술집 아르바이트생들의 고민이 올라오기도 했다.

남은 음식 재사용은 엄연한 범법행위로 최초 적발 시 15일의 영업정지, 1년 이내 4번 적발시 영업장 폐쇄조치가 내려진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영업장의 불법 재사용은 만연해 있는 실정이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