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재건축"… 잠실 경매 74명 몰려 최고 경쟁률
서울 송파구 한 재건축 아파트 경매에 74명의 응찰자가 몰렸다. 서울 아파트 경매에 70명 넘게 응찰한 것은 ‘8·2 부동산 대책’ 발표 직전 시장이 한창 달아올랐던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이다.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은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신천동 ‘장미아파트 1차’ 전용 120㎡ 경매에 74명이 입찰했다고 22일 밝혔다. 감정가 10억원 이상 아파트 중 역대 응찰자가 가장 많이 몰린 물건으로 분석됐다. 2010년 이후 서울 아파트 경매에서 응찰자 역대 3위, 같은 기간 강남 3구 아파트 중에선 응찰자 1위를 기록했다. 이 물건은 치열한 경합 끝에 감정가(10억4000만원)보다 65% 높은 17억1782만원에 낙찰됐다.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감정가를 써낸 응찰자가 많았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장미아파트 전용 120㎡는 지난달 17억원에 팔렸다. 반면 이 물건은 2015년 10월 초 경매가 개시돼 당시 시세를 기준으로 감정가가 정해졌다. 이후 채무자 겸 소유자가 강제집행 등 중지명령서를 제출해 한동안 경매가 중지됐다가 올해 처음으로 시장에 나왔다.

재건축 사업 기대에 일대 매물이 자취를 감춘 것도 경합이 치열했던 이유다. 장미아파트는 신천동에서 가장 오래된 단지다. 1979년 준공돼 올해 입주 40년차를 맞았다. 재건축 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올 상반기 조합 설립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100가구 규모 대단지지만 대형 평형 매물은 드물다. 입지가 좋아 사업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이 단지는 또 서울지하철 2호선 잠실나루역과 2·8호선 잠실역 사이의 ‘더블 역세권’이다. 지난해 말 초고층 재건축안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한 잠실5단지와 송파대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잠실5단지처럼 광역중심지 주변에 속하기 때문에 일부 지역을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해 최고 50층 높이의 주상복합단지로 재건축할 수 있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최근 정부가 재건축 연한 확대 검토,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예상금 추산액 등을 잇따라 발표했음에도 이례적으로 많은 응찰자가 몰렸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