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러시아 규제 동참…주말 롤러코스터 이후 1만5천달러 선

대표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이 휴일 기간에도 급등락을 반복하며 안정을 찾지 못하자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 조정이냐 반등이냐… 급변 장세 지속에 '불안불안'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1만9천511달러 고점을 찍고 나흘 연속 하락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크리스마스 휴일 기간이었던 23∼25일 사이 1만2천 선과 1만4천 선을 오가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한국시간으로 26일 상승세로 시작한 비트코인 가격은 오후 4시 40분 현재 1만5천335달러를 기록하며 다시 1만5천 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이는 지난 17일 고점과 비교할 때 20% 넘게 하락한 수치로, 비트코인 가격이 언제 다시 하락세를 탈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비트코인이 이러한 불안정한 급등락 장세를 이어가면서 투자자들의 경계심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또 각국 금융당국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를 본격화하면서 투자자들이 받는 투매 압박이 점점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단기에 급등한 것으로 고려할 때 이러한 조정은 불가피하다며 이미 시작된 비트코인의 매도세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스라엘 온라인중개업체 이토로(eToro)의 마티 그린스펀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가상화폐 가격이 천문학적으로 높게 올라갔다"며 "이제는 현실로 돌아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격이 한 달 내에 150% 넘게 올라갔다면 이제는 두 자릿수의 후퇴가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비트코인 조정이냐 반등이냐… 급변 장세 지속에 '불안불안'
가상화폐 옹호론자 사이에서도 비트코인의 가격이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비트코인 강세론자인 마이클 노보그라츠 전 포트리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전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비트코인 일부를 처분했다고 밝히며 "비트코인 가격이 8천 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헤지펀드의 전설'로 불리는 그는 지난달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내년 말 4만 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비트코인이 계속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거래를 규제하려는 각국의 움직임도 두드러지고 있다.

FT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비트코인을 거래하는 기업을 텔아비브 증권거래소에서 퇴출하겠다고 발표하며 전 세계적인 가상화폐 규제 움직임에 동참했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와 관련해 고수익을 선전하는 기업을 주의하라고 경고했던 미국 금융산업규제당국과 같은 맥락이다.

로이터통신도 러시아 정부가 전문 트레이더들에게만 가상화폐 거래를 허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은 러시아 로시야24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전문적인 시장 참여자들만 가상화폐를 거래하게 해야 한다"며 "일반인들에겐 허용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이러한 각국의 규제 행렬은 비트코인은 물론 가상화폐가 받을 충격을 더욱 크게 할 전망이다.

지난 9월 중국이 가상화폐공개(ICO)를 금지하며 거래소를 폐쇄하자 올해 초 대비 300%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 가격은 폭락한 바 있다.

비트코인 채굴에 필수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생산하는 기업들도 비트코인의 변동성 때문에 투자에 신중한 모습을 보인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컴퓨터로 복잡한 연산 과제를 풀어 가상화폐를 얻는 채굴은 고성능 그래픽카드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이런 하드웨어를 생산하는 반도체업체인 엔비디아, AMD는 비트코인 광풍에 힘입어 지난 2분기 동안 2억 달러가 넘는 추가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비트코인 가격이 심한 변동성의 보이고, 근본적 기술의 변화가 채굴의 경제적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 업체들도 공급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내년 가상화폐 주종목이 비트코인에서 이더리움으로 전환되면 가상화폐 채굴용 GPU 시장이 반 토막 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비트코인 조정이냐 반등이냐… 급변 장세 지속에 '불안불안'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