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으로 간판 바꿨더니…디큐브시티 매출 40% 껑충
디큐브시티 백화점이 서울 영등포에 들어선 것은 2011년이다. 입지가 좋아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하지만 4년을 못 버텼다. 백화점 매출을 주로 올려주는 명품이나 화장품 의류 브랜드 유치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유니클로 자라 등 글로벌 제조직매형 의류(SPA) 매장을 크게 넣었지만 한계가 있었다. 이 백화점 주인은 2015년 대성산업에서 리츠 전문사로 변경됐다.

그해 현대백화점으로 간판을 바꿔 달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현대백화점은 20년 임차계약을 맺고 디큐브시티를 뜯어고쳤다. 백화점답게 구색을 갖추는 데 주력했다. 설화수 헤라 비오템 등 기초 화장품과 에스티로더 맥 등 수입 색조 브랜드 13개를 1층 매장에 들였다. 여성 의류와 구두 가방 잡화 등의 주요 브랜드 40여개도 입점시켰다. 5층 식당가 자리에는 리빙관을 지어 삼성 LG 등 국내 주요 가전사 브랜드로 채웠다. 다이슨 샤오미 등 수입업체 제품도 판매했다. 백화점 입점 브랜드 수를 250개에서 320개로 늘렸다.

지하는 식품관으로 꾸몄다. 프리미엄 식품 위주로 상품군을 구성했다. 수입 치즈 코너, 고급 식재료를 쓴 반찬 코너, 1인 가구를 겨냥한 ‘한끼 생선’ ‘한끼 채소’ 등을 넣었다. 전통식품 브랜드 ‘명인명촌’, 전통 발효식품 브랜드 ‘종가장촌’을 입점시켰다. 반경 2㎞에 있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 2만7000여 가구가 타깃이었다.

집객 효과가 큰 문화센터를 열고 다양한 강좌도 개설했다. 1년간 4개 학기, 1학기당 600여개 강좌를 운영했다. 키즈카페를 입점시켜 가족 고객을 많이 끌어들였다.

성과는 바로 나타났다. 월평균 방문 고객 수가 2015년 45만명가량에서 지난해 57만여명으로 약 26% 증가했다. 입점 브랜드를 고급화하면서 구매력 높은 40대 이상 중장년 소비자의 방문이 눈에 띄게 늘었다. 현대백화점이 운영하기 전 2000억원 안팎이던 매출은 지난해 2850억원으로 42.5% 뛰었다. 서울 서남부권 백화점 시장점유율도 15%에서 21%로 높아졌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과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타임스퀘어)이 양분하던 상권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준환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 점장은 “내년 매출 4000억원을 돌파하겠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