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가 '블록체인' 기술 도입한 까닭…
미국의 대형마트인 월마트는 지난해 중국 베이징에 ‘월마트 식품 안전 협력 센터’를 신설하면서 식료품을 운송·판매하는 과정을 추적하는 데 블록체인(공공거래장부) 기술을 도입했다. 블록체인은 모든 이용자가 다자간 정보공유 네트워크에 접속해 똑같은 거래장부를 함께 보관하는 방식의 기술을 뜻한다. 가상 화폐인 비트코인의 핵심도 블록체인 기술이다.

월마트가 적용한 블록체인 솔루션은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인 IBM이 개발하고 있다. 농장, 가공, 저장 온도, 선적 데이터 등에 관한 모든 기록이 영구적으로 남기 때문에 중간 유통업자 등 개별 주체가 식자재 이력을 속이는 게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진다는 것이 IBM의 설명이다.

안재훈 IBM 글로벌금융산업기술총괄 부사장(사진)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거래와 관련된 여러 이해관계자가 같은 정보를 바로 공유할 수 있다”며 “금융뿐 아니라 무역·유통업에서도 관련 기술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안 부사장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전기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1986년 IBM 미국 본사에 입사, 2007년부터 금융서비스부문 기술총괄을 맡고 있다.

안 부사장이 꼽는 블록체인 기술의 장점은 거래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되면 똑같은 거래장부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거래 단계마다 불필요한 검증을 생략하고 거래 당사자 간 신뢰를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 부사장은 최근 불거진 블록체인 기반 가상화폐의 잇따른 해킹 사건에 대해선 “블록체인 기술의 문제는 아니다”고 했다. 지난해 8월엔 세계 최대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한 거래소가 해킹됐다. 그는 “블록체인에 대한 접근 권한을 신원이 확실한 회원에게만 제한하면 비정상적인 접근을 바로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IBM이 다음달 공개할 예정인 ‘하이퍼레저 패브릭 1.0’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한 블록체인이다. 안 부사장은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비트코인과 달리 가입 승인을 받아야 하는 허가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보안을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