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의 마지막 변론을 이달 24일 열겠다고 밝힘에 따라 탄핵심판 시계의 윤곽이 거의 드러났다. ‘벚꽃대선’이 가능해지는 등 정치권도 바빠지게 됐다.

헌재는 오는 20일(15차)과 22일(16차) 최순실 씨 등 다섯 명의 증인신문만 남겨두고 있다. 지난 9일에는 국회와 박 대통령 대리인단에 그동안의 주장을 정리한 최종 준비서면을 23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최종 재판관회의(평의)와 결정문 작성에는 10~14일이 걸린다. 이에 따라 헌재가 24일 최종 변론기일 이후 다음달 10일 안팎에 탄핵심판 선고를 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은 16일 “국가원수이고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의 권한이 정지돼 국정 공백과 그에 따른 사회적 혼란이 두 달 이상 지속되고 있어 1년이고 2년이고 재판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심판 결과는 대통령 선거일 등 정치권 일정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이 권한대행 퇴임일(3월13일) 이전에 탄핵이 인용되면 4월 말~5월 초에 차기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탄핵이 인용되면 탄핵 선고 다음날부터 1일로 계산해 50일에서 60일 사이에 대통령 선거일을 정한다.

만약 3월10일에 탄핵이 인용되면 대선은 4월29일에서 5월9일 사이에 치러진다. 5월은 근로자의 날(1일), 석가탄신일(3일), 어린이날(5일) 등으로 징검다리 황금연휴가 이어져 4월29일부터 5월7일까지 9일간의 연휴 기간에는 대선이 치러질 확률이 낮다. 결국 5월8일이나 9일이 선거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헌재가 탄핵소추를 기각하면 대선은 당초 예정대로 12월20일 치러진다.

권성동 국회 탄핵소추위원단장은 “재판부가 24일 최종변론을 듣고 이 사건을 결심하겠다는 의사 표시를 한 점에 대해 높게 평가한다”며 “국정 공백 상태가 하루빨리 종식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 측은 거세게 반발했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의 서석구 변호사는 “최종변론은 최소한 (증거) 조사를 하고 최종변론을 할 수 있는 시간 여유는 줘야 한다”며 “23일 (서면 제출)하고 24일에 한다는 것인데 일반 재판에서도 그렇게 안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종변론은 상당한 시일이 필요한데 며칠이라도 시간을 더 줬으면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은 “바로 번복하기는 어렵고 대리인이 말한 사정을 준비사항에 적어주면 재판부에서 다시 논의하겠다”고 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