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평창올림픽 체험공간 늘려야
평창동계올림픽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이맘때면 분위기가 달아올라야 하는데 최근 불거진 ‘최순실 사태’ 때문에 그렇지 못하다. 관광산업계는 불안한 모습이 역력하다.

남은 1년을 활용할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는 있다. 그런 아이디어를 실천한다면 성공적인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을 것이다.

길이 없는 곳에 처음 길을 닦는 것은 짐승이다. 짐승이 먹이를 뒤쫓아 길도 없는 곳을 달려간다. 이번에는 그 짐승을 뒤쫓는 포수가 그 길을 달려 사냥한다. 짐승과 포수가 반복해서 같은 곳을 밟다 보면 어느새 길이 생긴다. 그 후에야 사람이 길을 닦는다. 그런 뒤 차도 그 길을 달린다. 관광지가 되는 것도 이와 다를 바 없다. 내국인이 붐비지 않는 곳에 처음부터 외국인이 모이지 않는다. 먼저 내국인이 많이 찾아갈 때 외국인도 ‘저곳이 어떤 곳이냐’며 관심을 갖고 몰리기 시작한다. 서울 홍대 앞이 그랬고, 가로수길이 그랬다. 평창올림픽도 먼저 내국인 입에 회자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 세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평창올림픽 체험공간을 대폭 확대해 달라는 것이다. 지금 마련된 곳이라고는 서울역, 코엑스, 알펜시아리조트 등 네 곳에 불과하다. 조직위는 앞으로도 공항이나 부산역 등 몇 곳 더 늘릴 계획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더 많은 곳에 체험공간을 마련하고 먼저 내국인이 보고 느껴 주변에 전파하도록 해야 한다. 관광을 머리로 아는 시대가 아니다. 지금은 체험하고 가슴으로 공감한다.

둘째, 평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가 전국 관광지 곳곳에서 보이도록 해야 한다. 실제 모양이나 현수막뿐 아니라 애드벌룬도 띄워야 할 것이다. 그래야 한국을 찾은 외국 관광객이 어디서든 쉽게 평창올림픽과 만날 수 있다. “한국에 갔더니 온통 평창, 평창 하며 떠드는데, 이번에 한 번 가보자, 우리.” 이런 말이 관광객의 입에서 나오게 해야 한다.

셋째, 눈(雪)을 소재로 한 드라마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 눈을 배경으로 한 멋진 드라마를 만들어 동남아 등지로 내보내면 평창올림픽에 대한 간접홍보가 될 것이다. 그러잖아도 매년 한국의 눈을 찾아오는 동남아 관광객이 크게 늘고 있다. 멀리 유럽이나 미주지역에서 관광객을 모으기에 앞서 눈을 그리워하는 동남아 관광객을 먼저 집중 타깃으로 삼는 것도 좋을 것이다.

김홍주 <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