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강 야생조류 폐사체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지난해 11월 충북 음성의 한 오리농장에서 발생해 전국 8개 시·도, 35개 시·군의 가금류 농장을 덮친 AI가 서울까지 확산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30일 한강 성동지대 앞 도선장에서 발견된 뿔논병아리 폐사체에서 H5N6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3일 발표했다. 시는 시민 신고를 받고 출동해 폐사체를 수거한 뒤 해당 지역에 대한 1차 소독을 마쳤다. 폐사체는 국립환경과학원으로 보내 AI 고병원성 여부를 정밀 검사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H5N6 AI 바이러스는 고병원성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서울 시내 야생 조류에서 AI가 발생한 것은 2015년 2월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성동 살곶이공원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 H5N8이 검출됐다.

시와 성동구는 도선장 주변과 인근 자전거 도로 640m 구간에 차단띠를 설치해 출입을 통제하고, 살수차와 방역차를 동원해 주말까지 물청소와 소독을 집중적으로 할 계획이다. 시는 집중 소독을 마친 뒤 인근 자전거 산책로는 6일부터 통행을 재개할 예정이다.

시는 뿔논병아리 폐사체가 고병원성으로 확진되면 즉시 시내 모든 가금 사육시설에 대한 임상 예찰을 할 계획이다. 또 정부의 AI 긴급행동지침에 따라 반경 10㎞ 이내를 ‘야생조수류 예찰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할 예정이다. 서울에는 가금류를 농장에서 기르는 경우가 적어 정부 지침에 따라 사람·차량에 대한 이동제한 조치는 하지 않는다. 서울에 있는 닭, 오리 등 가금류는 1066마리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