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피의자들, 누가 변호하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연일 박영수 특별검사팀 조사와 법원 재판을 받고 있는 피의자들은 어떤 사람들이 변호하고 있을까.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형 로펌들은 사건 수임을 꺼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변호인들은 대부분 법원·검찰 출신 전관들로, 단독 개업했거나 중소형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 로펌은 태평양, 동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변호는 김앤장과 광장 등 경쟁사들을 제치고 법무법인 태평양이 따냈다.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과 수석재판연구관을 지내 법리에 관한 한 최고 실력을 자랑하는 송우철 변호사(사법연수원 16기), 박영수 특검팀의 윤석열 팀장과 대학 때부터 절친이라는 문강배 변호사(16기)가 사건 수임에 큰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두 사람을 중심으로 한 태평양 형사팀 등은 기대에 부응해 이 부회장 구속영장을 기각시켰다.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은 법무법인 동인의 변호사를 아홉 명이나 선임했다. 2005년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를 끝으로 동인에 몸담은 홍성무 변호사(8기)와 대검찰청 형사부장을 지낸 송해은 변호사(15기), 법무부 인권정책과장 등을 지낸 김종민 변호사(21기)가 주축이다. 동인은 전관 변호사들을 영입해 빠르게 성장한 로펌으로 형사소송 분야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대형 로펌들은 사태가 수면 위로 올라오자 국정농단 관련자 사건을 수임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세우고 로펌들끼리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10대 로펌은 최순실 씨 지인을 통해 사건 의뢰가 들어왔지만 이런 이유로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인 변호사들은 대부분 전관 출신

주요 피의자들의 변호인은 대부분 전관 출신으로 단독 개업 변호사이거나 중소형 법률사무소 소속이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변호인은 대검 반부패부장을 지낸 ‘특수통’ 강찬우 변호사(18기)가 맡고 있으며,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단은 서울고검 검사 출신으로 헌법재판소 파견근무 경력이 있는 이중환 변호사(15기)가 이끌고 있다.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의 구속영장 기각을 이끈 한부환 변호사(2기)는 대전고검장, 법무부 차관, 법무연수원장 등 요직을 섭렵했다. 류철균 이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 변호는 성남지청장 출신인 구본진 변호사(20기)가 맡았다. 최씨의 변호인인 법무법인 동북아의 이경재 변호사(4기)는 최씨의 남편이었던 정윤회 씨의 ‘비선 실세 의혹’을 보도한 기자 세 명을 고소한 인연이 있다. 이 변호사는 대검 공안제3과장 등을 거쳤다. 대형 로펌의 한 변호사는 “최씨가 거액의 수임료를 들고 대형 로펌에서 변호사를 찾은 건 업계에서 이미 유명한 얘기”라며 “이 변호사가 대형 로펌만큼은 아니지만 적지 않은 금액을 약속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죄 추정의 원칙 갖고 최선”

이들 변호인은 국정농단 사태 관련 피의자를 변호한다는 사실만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한다.

이번 사태 피의자를 변호하는 한 변호사는 “어떤 인연으로 변호인이 됐든 ‘무죄 추정의 원칙’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이자 의무”라고 밝혔다.

이들 변호사가 피의자의 혐의를 감추는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최씨의 조카 장시호 씨의 변호인인 이지훈 변호사(39기)는 최씨가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제2 태블릿PC’를 특검팀에 직접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의 심경 변화를 언론에 전달하며 여론의 분노를 다소 누그러뜨린 것 또한 이 변호사 몫이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재판 중 진술을 통해 “변호인인 홍용건 변호사(24기)가 ‘역사 앞에 선 것이고 진실을 말해야 한다’고 설득해 고심 끝에 있는 대로 다 이야기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홍 변호사는 수원지법 부장판사 등을 거쳐 2013년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상엽 기자 l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