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이주 노동자 위해 10억달러 지원
임금체불 문제 직접 나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우디 정부가 중동 최대 건설사인 빈라덴그룹에 밀린 임금 지급에 사용하도록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지원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가 소유한 또 다른 건설업체 사우디오거에도 자금 지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라덴그룹은 경영난을 겪으면서 몇 달간 임금을 체불했다. 지난 5월에는 전체 직원의 4분의 1에 달하는 5만명을 무더기 해고했다. 해고된 직원 중 대부분은 인도 등 남아시아에서 건너온 이주 노동자다. 해고 노동자는 사우디 메카에 있는 본사 앞에서 회사 버스 여러 대를 불태우는 등 강하게 항의해왔다.
빈라덴그룹은 이슬람 성지 메카와 메디나의 인프라사업 등 정부가 발주한 공공사업을 수주하며 사우디의 대형 건설공사를 맡아왔다. WSJ는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재정이 나빠진 사우디 정부가 탈(脫)석유화 선언을 하고 정부 지출을 줄이면서 경영에 큰 타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 1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메카 대사원 크레인 붕괴사고 때 넘어진 크레인 중 하나가 빈라덴그룹 소유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우디 정부로부터의 신규 공공사업 수주 길이 막힌 것도 위기를 불러왔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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