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과 미국이 2013년부터 협상해온 ‘범대서양 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 美 대선 첫 TV토론 > 미국 대통령 후보 간 첫 TV토론을 이틀 앞둔 24일(현지시간) 토론장이 마련된 뉴욕주(州) 헴스테드의 호프스트라대학 인근에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얼굴이 그려진 CNN 보도차량이 주차돼 있다. 헴스테드AFP연합뉴스
< 美 대선 첫 TV토론 > 미국 대통령 후보 간 첫 TV토론을 이틀 앞둔 24일(현지시간) 토론장이 마련된 뉴욕주(州) 헴스테드의 호프스트라대학 인근에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얼굴이 그려진 CNN 보도차량이 주차돼 있다. 헴스테드AFP연합뉴스
EU는 지난 23일 EU 순회의장국인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긴급 통상장관 회의를 열어 극심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는 TTIP에 대한 협상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임기 내에 마무리짓는 것은 어렵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피터 지가 슬로바키아 경제장관은 이날 회의를 마친 뒤 연 기자회견에서 “협정의 질이 속도감 있는 협정 체결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해 오바마 대통령 임기 내 TTIP 협상타결 실패를 공식화했다.

이로써 EU와 미국의 8억5000만명 소비자를 하나의 자유무역지대로 묶는 TTIP는 세계 최대 규모 자유무역협정이 될 것으로 예상돼 큰 주목을 받았지만 3년여 만에 좌초 위기에 놓이게 됐다.

EU 통상장관들은 다만 이날 회의에서 TTIP 필요성에 대해선 인식을 같이하고 미국에서 새 정부가 출범하면 협상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EU는 다음달 20~21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TTIP 문제를 추가로 논의한 뒤 오는 11월11일 통상장관회의에서 정상회의 논의 결과를 토대로 후속 조치를 밟는다.

하지만 내년 1월 미국에서 새 정부가 출범한 뒤 협상이 재개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양측 견해차가 클 경우 TTIP 협상을 계속 추진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TTIP 협상이 시작된 이후 EU 핵심국가인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해 일부 EU 회원국은 TTIP가 환경과 복지 등에 대한 유럽의 기준을 훼손할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공개적으로 나타냈다.

EU 통상장관들은 2014년 협상을 마치고 비준을 앞둔 캐나다와의 ‘포괄적 경제무역협정(CETA)’에 대해선 다음달 27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EU 방문에 맞춰 공식 서명하고, 다음달 18일께 비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