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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식의 정치가 뭐길래] 이정현 대표 '거위의 꿈' 끝은 어디?

입력 2016-08-11 13:07:28 | 수정 2016-08-11 14:5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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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전4기 끝 지역주의 도전 성공
새누리당 ‘적지’에서 국회의원 연속 당선
뚝심과 성실성, 현장주의가 성공 열쇠
앞길은 ‘꽃길’아닌 ‘가시밭길’ 수두록
정권 재창출 이뤄야 하는 역할 부여받아
막강 대선주자들 사이 대선 경선 관리 ‘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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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취재현장에서 이정현 신임 새누리당 대표를 처음 만난 것은 2003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출입 때였다. 서로 ‘잘 아는 사이’가 된 것은 2004년 무렵이다. 이 대표는 당시 새누리당 부대변인을 맡고 있었다. 그 이후 지금까지 약 12년간 지켜 본 이 대표는 ‘성실성’ 그 자체였다. 항상 수첩을 가지고 다니며 꼼꼼하게 메모했으며 기자들의 곤란한 질문에 막힘없이 시원시원 대답을 해 줘 기자들의 인기 취재 대상이었다. 매일 새벽 조간 신문들을 챙겨 보는 것은 기본이다. 현안에 대해 기자들과 거리낌 없는 논쟁을 즐겼다. 때론 그 과정에서 격정적이고 열변을 토하면서 목소리를 올리기도 했다.

그의 직설적이고 거침없는 발언은 박근혜 대통령의 눈에 띄는 계기가 됐다. 2004년 17대 총선 때 광주 서을에 출마해 떨어진 이 대표는 낙선 위로 자리에서 “한나라당이 호남을 소홀히 대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논리 정연하게 했다.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어쩜 그리 말을 잘하세요”라고 했고, 이후 이 대표를 당 수석부대변인에 임명했다.

이 대표는 대표에서 물러나 2007년 대선 경선 준비에 들어간 박 대통령 곁에 남아 대변인 역할을 하면서 보좌했다. 이후 2014년 7월 국회의원 재·보선 출마를 위해 청와대 홍보수석을 그만둘 때까지 10여년간 박 대통령의 ‘복심(腹心)’ 역할을 했다.

그의 선거 출마 이력을 보면 ‘뚝심’ 그 자체였다. 1995년 광주 기초의원 선거, 2004년 17대 총선, 2012년 19대 총선(광주 서을) 등 호남에서 세 번 출마했지만 지역주의 벽을 넘지 못했다. 2014년 전남 순천·곡성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호남에 새누리당 깃발을 꼽는데 성공했다. 3전4기였다. 그의 당선은 이변 중 이변으로 꼽혔다.

당시 당선 확정 뒤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호남 출신 정치인으로서 망국적인 지역 구도만큼은 꼭 깨야겠다고 작심했다”고 말했다. 또 “호남이 지난 20~30년간 야당의 싹쓸이로 경쟁이 사라지면서 지역 정치가 죽고 발전이 가로막혔다”며 “이 때문에 주변의 만류에도 호남에서 3전4기의 도전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승리 요인으로 돈과 조직 없이 진정성 있게 유권자들에게 다가간 점을 꼽았다. 그는 “선거 초반 주변에서 조직을 꾸리고 돈을 써야 한다는 조언이 많았다”며 “그러나 선거 홍보원을 피켓 유세에 활용하는 대신 경로당이나 고아원 등 사회복지 시설에서 봉사 활동을 하도록 한 게 호응을 얻으면서 압승을 거둔 배경이 됐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자전거도 당선 공신으로 꼽았다. 그는 “선거 기간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 개인택시 기사들이 모이는 가스충전소를 시작으로 새벽기도회, 목욕탕, 시장 등지를 자전거로 돌고 나면 어느새 밤 11시였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총선 도전도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지역구 개편으로 자신의 고향인 곡성이 떨어져 나가 광양과 구례와 합쳐졌고, 순천은 독립선거구가 됐다. 곡성· 광양·구례 지역구를 선택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타향인 순천을 택했다. 힘들 것이라는 예상을 또 한번 깨고 승리했다. 당선 뒤 한경과 한 인터뷰에서 ‘현장 챙기기’가 1등 공신이 됐다고 했다.

그는 “2014년 7월 당선된 뒤 1년8개월 동안 순천을 비행기(인근 여수비행장 이용)로 241번 왕복했다. 지구를 두 바퀴 도는 거리”라며 “갈 때마다 마을회관에서 자고 이장 집에서 밥을 먹으며 주민들과 ‘막걸리 토크’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때 상대 후보에게 여론조사 지지율이 20%포인트까지 뒤져 모두 가망이 없다고 했다”며 “선거를 앞두고 반짝 관심을 보인 게 아니라 평상시 진정성을 갖고 다가갔고, 실질적인 지역 정책을 갖고 일한 데 대해 지역 주민들이 진심을 알아줬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총선에서 승리하자 마자 당 대표 경선에 나갈 것이라고 했지만, 그가 승리할 것이라고 점친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친박근혜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이 대표 경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고 ‘세력’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최 의원과 서청원 의원이 잇달아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그에게 기회가 왔으나 비박근혜계가 단일화를 하면서 쉽지 않은 게임이 됐다. 그렇지만 그가 일치감치 점퍼를 입고 베낭을 둘러메고 전국 현장을 돌아다니며 밑바닥 민심을 챙긴게 당권을 거머쥐게 된 1등 공신이 됐다는 평가가 많다.

불가능할 것 같던 도전에 잇달아 성공한 것은 그의 뚝심, 현장주의, 성실성이 밑바탕이 됐다.

그렇지만 그의 앞길에 ‘꽃길’만 놓여있는게 아니다. 찢겨진 계파 갈등을 치유해야 하는게 급선무다. 새누리당은 20대 총선 참패 뒤 계파 청산을 외쳤지만 전대 경선도 계파 대리전으로 치러진 만큼 치유는 쉽지 않은 과제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 여러 대선 주자들을 띄어 흥행시켜야 하는 임무도 주어졌다. 친박 쪽에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영입하려는 움직임이 이미 가시화됐다. 비박 쪽 김무성 전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전대에서 비박 후보 지원에 나서면서 친박과 각을 세웠다.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남경필 경기지사와 원희룡 제주지사도 비박으로 분류된다. 친박이 미는 반 총장과 다른 비박의 다수 주자들간 대결하는 경선 구도에서 이 대표가 과연 중심을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선 룰 등을 놓고 힘있는 대선주자들 사이에서 원만한 중재 역할 부여 받은 것인데, 난제로 꼽힌다. 과거 대선 관리를 맡았던 대표들이 대선주자들 틈바구니에 끼여 존재감 잃거나 사퇴에 내몰리기도 했다. 이 대표가 이 과정에서 특유의 ‘뚝심’을 발휘해 잘 헤처나갈지 여부가 대표 성공 여부를 판가름 짓는 잣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거위의 꿈’ 노래를 좋아한다. 핸드폰 컬러링도 ‘거위의 꿈’이다. 그는 대표 수락연설에서 “거위의 꿈 노랫말처럼 모두가 등 뒤에서 비웃었지만 저는 꿈을 키워왔다”고 말했다. 불가능 할 것 같던 잇단 국회의원 당선, 당권 승리로 거위의 꿈을 이룬 셈이다. 정권 재창출이라는 또 하나의 거위의 꿈을 이룰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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