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취업 때도 부모에게 기대는 젊은이들
“취업 컨설팅을 받으면 자기소개서, 면접방법, 기업분석까지 자세히 알려준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 같은 흙수저는 컨설팅 비용이 없어 취업 못할 것 같아요.”

한 구직자가 온라인 취업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다. 온라인 사이트에는 취업 컨설팅 비용이 165만원에 이른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

‘자녀를 대학에 보내려면 할아버지의 재력, 아버지의 무관심, 어머니의 정보력 등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어렵게 대학을 보내놨더니 이제 부모의 재력이 취업 성공 여부를 가른다는 말이 떠돌고 있다.

취업 스펙인 어학연수, 자격증 취득 등을 위해서는 부모의 뒷받침이 필수라고 한다. 이것이 다가 아니다. 부모의 도움은 취업 컨설팅을 받는 데서 완성된다고 한다. 채용 과정에서 자기소개서 작성, 인·적성 시험, 면접 등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컨설팅 비용이 필요하며 이는 부모가 지원해줄 수밖에 없다고 하는 젊은이가 많다.

한 취업 포털 사이트의 설문조사 결과도 이와 비슷하다. 취업 때 부모의 능력이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절반을 웃돌았다. 일면 타당하다는 생각도 든다. 가끔씩 채용 비리나 인사 청탁 등을 접하면 젊은이들이 느끼는 좌절감이 이해된다. 기성세대들이 분명 잘못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을 부모에게 돌리는 것은 이제 막 사회에 진입하려는 젊은이가 가져야 할 자세는 아니라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든다. 주위를 둘러보자. 중소기업이나 대기업, 금융회사나 공기업 등 공채하는 기업에서 신입사원 중 금수저가 몇 명이나 되는가. 대다수는 ‘흙수저’다. 하지만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능력이 있고, 이보다 더 중요한 패기와 열정이 있다. 자기소개서를 남의 도움을 받아 써야 할 정도의 취업준비생은 다 걸러진다. 기업들은 이들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뒤늦게 한 대기업 입사에 성공한 취업생의 얘기 한 토막이다. “전에는 정답을 외워서 면접을 봤죠. 번번이 떨어졌습니다. 이번에는 몇 달을 준비해 저만의 답을 연구했죠. 성공했습니다. 저는 아직까지 취업하지 못한 친구들에게 스스로 연구하라고 조언합니다. 기업은 그 능력을 보는 것 같더라고요.”

공태윤 산업부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