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동 걸린 목동 재건축, 양천구 '서울 집값 톱5' 진입…기업타운 마곡의 위력, 강서구 3.3㎡당 150만원↑
수도권 집값 반등기(2013년 6월~2015년 12월)에 서울 25개 구의 아파트값 순위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권과 하위권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중위권에서 변화가 두드러졌다.

양천구 강서구 등 서남권 순위는 올라간 반면 종로구 중구 등 도심권 순위는 밀려난 것으로 조사됐다. 동북권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비싼 광진구는 5위 밖으로 밀려났다.

◆서남권과 재개발 지역 약진

7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으로 양천구 아파트값(전용면적 기준)은 3.3㎡당 2167만원으로, 전체 25개 구 가운데 5위를 기록했다. 수도권 집값이 바닥을 찍었던 2013년 6월 7위(1976만원)에서 두 계단 뛰어올랐다. 목동 아파트들이 본격적으로 재건축 준비에 들어간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강서구 순위도 같은 기간 15위(1550만원)에서 14위(1708만원)로 상승했다. 집값이 줄곧 조금 높은 수준을 유지했던 동대문구를 제쳤다. 지하철 9호선 개통으로 강남 접근성이 좋아진 데다 마곡지구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연구개발(R&D) 시설이 대거 들어오기로 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마포구 순위는 같은 기간 10위(1958만원)에서 9위(2082만원)로 상승했다. 성동구 순위도 같은 기간 11위(1956원)에서 10위(2072만원)로 한 계단 높아졌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마포구와 성동구는 재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헌 집들이 새 아파트로 바뀌고 있다”며 “도심 여의도 강남 등 주요 업무지역 접근성도 좋아 집값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벤처기업이 몰리고 있는 구로구는 은평구를 제치고 19위로 올라섰다.

◆도심 위축 뚜렷

역사유적이 몰려 있는 종로구는 2013년 6월 8위에서 작년 말에는 11위로 세 계단 밀렸다. 오피스 빌딩이 많은 중구도 6위에서 7위로 뒷걸음질했다. 이춘우 브레맨리얼파트너스 대표는 “도심은 업무시설과 역사유적이 몰려 있는 곳이어서 아파트가 많지 않다”며 “대규모 주거지가 형성돼 있지 않다 보니 교육 여건 등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아 선호도에서 밀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로구와 중구 소재 아파트는 월세 비중이 유난히 높은 것도 특징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작년 종로구 아파트의 월세 비중은 44.08%로, 25개 구 가운데 가장 높았다. 중구의 월세 비중도 44.03%로 그 뒤를 이었다. 업무지역 출퇴근 여건이 좋아 월세가 활성화돼 있다는 분석이다.

광진구도 5위에서 6위로 밀렸다. 동북권의 인기 주거지역이지만 재건축 등 가격 변화를 이끌 호재가 부족했다는 설명이다.

상위권과 하위권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상위 4위권에선 강남구 서초구 용산구 송파구 순서가 그대로 유지됐다. 하위권도 노원구(21위) 중랑구(22위) 강북구(23위) 도봉구(24위) 금천구(25위) 등의 순위가 이어졌다. 김능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정비사업이 활발한 곳과 기업이 몰리는 곳은 약진한 반면 변화가 정체된 곳은 뒷걸음질했다”며 “앞으로도 정비사업과 기업 이동이 아파트값 순위를 결정하는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